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여권이 조희대 대법원장의 사퇴를 압박 중인 상황을 두고 "삼권분립은 권력의 횡포를 막는 최후의 방파제"라며 "그 방파제를 무너뜨리려는 자가 바로 민주주의의 빌런(악당)"이라고 직격했다.
이 대표는 1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정부·여당은 조 대법원장이 마음에 안 드는 판결을 내렸다고 탄핵을 들먹인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후보였던 지난 5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 대통령 공직선거법 사건을 무죄로 판단한 2심 재판부의 판결을 파기환송한 점과 관련해 "정치적 중립성을 잃었다"며 탄핵을 거론한 바 있다. 이후 정청래 대표와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 등 주요 인사들이 일제히 조 대법원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하고 나서면서, 탄핵론이 재점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조 대법원장이 내린 판결이 너무 빨라서 문제라고 지적할 수는 있지만, 무죄로 내릴 사안을 유죄로 만든 것인지는 대통령의 결단으로 재판을 속개해 봐야만 아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죄 재판이 이제 7개월쯤 지났다고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빨리 해야 한다'라고 주장할 거라면, 기소된 지 3년이 넘은 이 대통령의 지연된 선거법 재판은 정의롭나"라고 반문했다.
특히 이 대표는 "더 황당한 건 '내란전담특별재판부'라는 이름의 정치재판소"라고 주장했다. 여권이 '내란종식'을 명분으로 헌법상 '삼권분립' 원칙을 훼손하고 있다는 취지다.
이 대표는 "특검 셋으로 축구하다가 골이 안 들어가면 내 마음대로 골대를 들어 옮기겠다는 것인가"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현 정권을 행정수반이 모든 권력을 장악한 중국과 북한의 독재 정권에 빗댔다. 이 대표는 "중국에 가보면 최고 지도자가 국가주석·당 총서기·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모두 겸직하는 것이 그 나라 방식"이라고 했다.
이어 "삼권분립이 거추장스럽다면 이 대통령도 개헌을 해서 대통령 겸 대법원장 겸 민주당 총재를 맡으면 될 일"이라며 "절차적으로 아웅다웅하느니 형식적으로는 더 깔끔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 대표는 "공교롭게도 중국도, 북한도 다 자기 체제를 '민주주의'라고 주장한다"며 "그러니 정부·여당도 유튜브 나팔수들에게 부탁해서 '대통령 겸 대법원장 겸 민주당 총재 체제'를 새로운 한국식 민주주의라고 광고하면 될 일"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