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고 싶었던 일들이 사실 주위 선생님이나 선배, 우리 사회가 권하는 길을 내가 하고 싶었던 일로 착각하고 살았던 건 아닐까. 생각해보니 그 답은 '맞다' 였습니다. 큰 혼란이 왔습니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게 무엇일까. 그 후 제 인생이 바뀌었습니다. 지금도 끊임없이 저한테 질문을 던집니다."
16일 김동연 경기지사가 고교생을 만나 전한 말이다. 청소년 자살, 꿈, 미래, 인생 등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가 오간 자리에서 김 지사가 청소년들에게 강조한 것은 "내 삶은 나의 것"이다.
김 지사는 이날 경기 안양예술고등학교 학생들과 만난 자리에서 끊임없이 '나를 알아가기 위한 배움을 멈추지 말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에게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1802~1885)의 대하소설 '레미제라블'을 추천했다. 그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읽을 때마다 의미가 달랐다"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이 밖에도 소공자, 걸리버여행기 등 동화로 알려진 소설의 완역판 독서를 권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학생들이 전공에 상관없이 책 읽기를 멈추지 않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이날 안양예고 재학생이자 청소년소설가 백은별(16) 양을 만나 잠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백 양은 지난해 장편소설 '시한부'를 발간해 1년 가까이 청소년부문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인기 작가다. 청소년 자살, 공황장애 등을 소재로 한 이 소설은 "인생의 희망의 끈을 놓지 말자"는 메시지가 동시대 또래의 공감을 사면서 이름을 알렸다.
김 지사는 자살카페를 소재로 한 연극 '메리골드'를 인용하면서 백 양의 소설과 비슷한 주제의식을 갖고 있어 매우 공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0여년 전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를 처음 접했을 때의 해석이 난해해 고민했지만
"우리에게 강요된 제도와 관습, 틀, 사회체계를 깨려는 시도인 것 같다고 받아들였다"고 솔직한 후기를 전하기도 했다.
이날 김 지사와 학생들의 만남은 경기도의 민생경제 현장투어 다섯 번 째 도시인 '안양시'를 둘러보는 과정에서 안양예고를 방문하면서 이뤄졌다. 김 지사는 이날 안양예고를 비롯해 인덕원에서 열린 경기 기회타운 인덕원 인텐스퀘어 착공식, 안양천 국가정원 조성예정지, 한살림 비산매장 등을 둘러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