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낸 가운데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장기적으로 전력 수요에 대비하려면 신규 원전 건설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김정관 장관은 16일 세종 정부청사 인근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신규 원전 건설 등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원전 2기와 SMR(소형모듈원자로) (1기 건설)는 해야 된다는 입장이 명확하다"며 "대(對)국민 공론화 과정을 거치면서도 해야된다고 생각을 하고 그 과정에서 산업부의 입장을 말씀을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지금 당장은 신규 원전 2개의 SMR이 필요한 것이 아니지만 2035년, 2036년 전력 수요에 따른 (원전) 수요"라며 "그런 부분에 대한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치면 전력에 대한 (신규 원전 건설)수요가 불가피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저는 산업부 장관으로서 에너지 가격이나 안정적인 전력 공급 측면에서 원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계속 해야되고 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 배석한 이원주 에너지정책실장도 "에너지 믹스를 계속 지켜나간다는 에너지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공감대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SMR은 실증 과제로 충분히 고려해서 (정부) 조직개편 이후 방향이 명확해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김성환 장관은 지난 9일 기자들과 만나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2024~2038년 적용)에 반영된 '원전 2기와 SMR 1기 건설'과 관련해 "기존 원전은 안전을 담보로 계속 (수명을) 연장해 쓰더라도 원전을 신규로 지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국민의 공론을 듣고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며 "(신규 원전) 의견은 최종적으로 12차 전기본에 담길 것"이라고 말했고,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1일 취임 100일을 맞아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금 (원전을 짓기) 시작해도 10년 지나 지을까 말까인데 그게 대책인가"라면서 "안전성(이 확보되고) 부지가 있으면 (건설을)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거의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산업계에선 이 대통령과 김 장관의 이런 발언이 지난 2월 확정된 11차 전기본에 담긴 신규 원전 2기와 첫 SMR 건설 계획을 사실상 백지화하고 재논의하겠다는 방향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는데 김정관 장관이 이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에너지 정책을 환경부로 떼어낸 것에 대해선 "정부 전체에서 정해진 결정이라 수용하지만 에너지 업계에서 온 사람 입장에선 안타깝고 아쉽다"며 "(정부 조직개편) 과정에서 우려한 것은 산업과 에너지가 유기적으로 가야한다는 부분이었는데 기후에너지환경부에서 에너지 파트가 환경(파트)을 이끌어 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석유화학 구조조정에 대해선 "생각보다 기업들 간 (사업 조정) 노력이 잘 진행되고 있다"며 "10월 정도엔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국GM 철수설에 대해선 "한국GM 사장을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한국에서 사업을 하는 것에 대해 좋은 면도 있고 최근 어려운 면도 있는데 한국처럼 다이나믹(dynamic)한 사회를 인조이(enjoy)하고 있다고 한다"며 "(한국GM이) 지금 철수한다는 이야기는 분명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