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못 견뎌…최근 20년 간 경기도로 대탈출

지방→수도권 쏠림 현상은 여전…중장년층은 중부권으로 순유출 중이나 청년층 서울로 순유입 지속
서울→경기 연평균 9.6만 명씩 순이동…2015~2021년엔 경기 순유입 규모 10만 명 넘어
서울에서 경기로 이동하는 가장 큰 사유는 '주택 문제'

황진환 기자

청년층을 중심으로 수도권 쏠림 현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수도권 내부에서는 서울의 비싼 집값을 감당하지 못해 인천·경기로 이동하는 현상이 뚜렷하게 통계상에 나타났다.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최근 20년간 수도권 인구이동'에 따르면 최근 20년 동안 수도권으로 전입한 인구에서 수도권에서 전출한 인구를 뺀 수도권 순이동 규모는 2017년 전입 인구가 전출 인구보다 더 많은 순유입으로 반등한 후, 줄곧 순유입을 유지하고 있다.

기존에도 수도권을 향하는 인구가 빠져나가는 인구보다 많았지만, 앞서 2011년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순유출을 기록한 이후 2013년~2016년에는 순유출 흐름이 이어졌다.

이는 당시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정책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년 동안 19~34세 청년층은 수도권으로 계속 순유입된 반면, 40~64세 중장년층은 2007년을 기점으로 계속 순유출 중이다.

수도권 인구이동. 통계청 제공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30대는 2008년부터 순유출되다가 2018년부터 순유입 중이고, 40~50대는 2007년, 60대 이상은 2008년부터 순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2008년부터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시작된 시기와 맞물린다.

이동 사유를 살펴보면 수도권 내 이동은 직업과 교육 사유로 순유입이 많고, 가족과 자연환경(요양, 오염지역 회피 등) 사유로 순유출이 많았다. 비수도권에서 수도권 이동은 직업과 가족 사유가 비중이 컸다. 다만 주택 사유로 인한 이동 비중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수도권 청년층과 중장년층 순이동률. 통계청 제공

특히 1인 이동 비중이 2004년 32.5%에서 지난해 49.7%로 17.3%p 오르며 꾸준히 증가해왔는데, 이러한 1인 이동에서 청년층(19~34세)은 지속적으로 순유입을 보이고, 중장년층(40~64세)은 지속적으로 순유출됐다.

청년층은 직업을 찾거나 교육을 받기 위해 순유입된 반면, 순유출된 경우는 가족을 따라 이동했다. 반면 중장년층은 자연환경, 주택, 직업 등을 이유로 순유출됐다.

전출 권역별 청년층과 중장년층 수도권 순이동. 통계청 제공

이들의 행선지를 살펴보면 청년층은 다른 모든 권역으로부터 수도권으로 순유입이 지속됐지만, 중장년층의 경우 영남권은 2010~2017년을 제외하고 계속 수도권을 향해 순유입하다가 최근 3년간 수도권으로부터 순유출됐고, 호남권은 2008년부터 수도권으로부터 순유출됐다.

특히 중부권은 20년 동안 계속해서 수도권에서 순유출돼 중부권으로 향했다. 이에 대해 통계청 유수덕 인구추계팀장은 "대전, 세종 등 공공기관 이전 뿐 아니라 청주나 천안, 서산, 당진 등에 산업단지가 있기 때문에 직업 사유로 인한 이동이 비교적 많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도권 시도의 순이동. 통계청 제공

한편 서울, 인천, 경기를 나눠서 살펴보면 서울은 비수도권과의 이동에서도 2015년을 제외하고는 연평균 3만 명 가량 꾸준히 순유입됐던 반면, 다른 수도권 지역 간에는 연평균 11만 명씩 순유출됐다.

경기의 경우 비수도권과의 이동에서는 2011~2016년을 제외하고 순유입됐는데, 수도권 내 이동에서는 줄곧 순유입을 유지했다. 비수도권과는 연평균 1만 6천 명 순유입됐는데, 수도권 내에서는 9만 6천 명씩 순유입됐다. 특히 2015년부터 2021년까지는 서울에서 경기로 향한 순유입 규모가 10만 명을 넘어섰다.

인천의 경우 비수도권과의 이동에서는 2004~2007, 2018~2019, 2023~2024년에는 순유입됐지만, 나머지 기간에는 순유출됐다. 수도권 내에서는 2004, 2018~2020년을 제외하고 순유입됐다.

연령별로 보면 청년층과 중장년층 모두 서울에서 순유출한 가운데, 경기로 향한 청년층은 2022~2023년을 제외하고 꾸준히 경기로의 순유입을 기록했고, 중장년층은 20년 내내 서울에서 경기로 순유입됐다.

인천으로 향한 청년층은 2004, 2017~2020년을 제외하고 순유입됐고, 중장년층은 2004·2020년을 제외하고 계속 순유입됐다.

이처럼 서울에서 경기로 이동하는 까닭은 치솟는 서울의 집값을 감당하지 못해 저렴한 주택을 찾아 경기로 향하는 인구가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수도권내 이동에서 서울은 주택, 가족 사유 순으로 순유출이 많고, 경기는 주택, 가족 순으로 순유입이 많아 주택 사유가 가장 비중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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