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통일교 한학자 총재가 김건희 씨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특검에 자진 출석했습니다.
통일교 청탁 의혹과 관련해 조사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특검은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장세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광화문 김건희 특검 사무실 앞.
통일교 한학자 총재가 탄 차량이 들어옵니다.
양 옆으로 수행원의 부축을 받으며 차에서 힘겹게 내리는 모습입니다.
한 총재는 앞서 특검의 세 차례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다가 체포영장 청구 가능성이 제기되자 17일로 출석 날짜를 정해 일방 통보한 뒤 자진 출석했습니다.
이날 특검 사무실 앞에는 통일교 관계자로 추정되는 정장 차림의 사람들이 몰렸으며 신도로 추정되는 한 남성은 "어머니 힘내세요"라고 외치기도 했습니다.
[녹취] 한학자 / 통일교 총재
"-권성동 의원에게 1억 원 전달하신 것 맞습니까?
-김건희 씨에게 목걸이와 가방 전달하라고 했습니까?
비 오는데 수고가 많아요. 나중에, 나중에 들으세요. (천천히 걸으십쇼.)
-왜 특검과 일정 조율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조사 날짜 정하셨나요?
-권성동 의원 통해서 원정도박 수사 무마하려 했습니까?
…(힘내십시오. 힘내세요. 어머니 힘내세요!)"
한 총재는 수술 뒤 건강이 좋지 않다며 취재진 질문에는 구체적인 답변을 피한 채 건물 안으로 들어가 휠체어를 타고 조사실로 향했습니다.
[녹취] 한학자 / 통일교 총재
"-왜 오늘 일방적으로 조사 날짜 정하셨습니까?
내가 아파서 그랬어요. 수술 받고 아파서 그래요. 그만. 나중에 다 만나서 얘기합시다."
한 총재는 윤영호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과 공모해 김건희 씨에게 고가의 선물을 건네고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정치자금 1억 원을 전달하는 등 통일교 현안 해결을 청탁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특검팀은 한 총재가 통일교 정책에 따라 국가가 운영돼야 한다는 '정교일치' 이념을 강조해왔다고 윤 전 세계본부장 공소장에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형근 특별검사보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한 총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녹취] 김형근 특검보 / 김건희 특검
"금일 조사는 피의자가 특검의 3회에 걸친 소환 통보에 불응하고 법원의 공범에 대한 구속 여부 결정을 지켜본 후 임의로 자신이 원하는 출석 일자를 택하여 특검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특검에 출석함으로써 이루어지게 된 것입니다. 특검은 향후 이 사건을 법의 정해진 원칙과 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예정입니다."
아베 총리 피살 사건과 일본 정부의 통일교 해산명령으로 통일교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일본 외신들도 이날 한 총재를 취재하기 위해 모였으며 국제유사종교대책연합 피해자단체도 시위를 이어갔습니다.
[녹취] 국제유사종교대책연합 피해자단체
"가정파괴범 한학자를 구속하고 수사하라! 정치권에 뇌물 주며 나라를 어지럽히는 사이비 통일교의 교주 한학자를 구속하고 수사하라!"
피해자단체는 이날 한 총재의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요청서를 특검 관계자에게 전달했습니다.
CBS뉴스 장세인입니다.
[영상 기자 정용현] [영상 편집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