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데카당스' 야외 공연은 서울시·서울문화재단·세종문화회관이 공동 주최하는 노들섬 복합문화예술축제 '노들노을스테이지'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이스라엘 출신의 세계적 안무가 오하드 나하린(Ohad Naharin)의 작품을 서울시발레단의 색깔에 맞게 재해석한 '데카당스'는, 지난 3월 세종문화회관에서의 유료 공연 당시 2회 공연 매진을 기록했다.
야외에서 무료로 진행된 공연이라 당초 12일과 13일 예정된 공연이 모두 매진됐고, 12일 공연이 우천으로 취소돼 13일 공연에는 주최 측 추산 1,483명의 관객이 몰렸다.
몇 가지의 질문이 이어진 뒤 그는 "혹시 이 중에서 자위를 해보신 분은, 아닙니다. 자리에 앉지 않으셔도 됩니다"라고 말했다.
야외 공연에 온 수많은 관람객들, 특히 어린이들을 데려온 부모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성인 관람객들도 불쾌감을 느끼는 상황이었다.
관람객인 이모(46)씨는 "너무 당황스러웠다. 서울시 발레단의 품격이 완전 바닥으로 추락하는 순간이었다"며 "바로 앞에 어린이들도 많았는데 다른 관객들도 눈빛이 흔들리고 몸둘 바를 몰라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그 다음부터는 공연보는 게 너무 불쾌해져 집중이 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다른 관람객인 윤모(70)씨도 "갑자기 오늘 자위한 사람은 앉아 그러니까 깜짝 놀랐다. 사람들이 막 웃긴 하는데 되게 민망했다. 굉장히 실수를 한 것 같다"며 "아이들도 많았고 저같은 연령 등 실제 다양한 연령대가 섞여 있었는데 그런 말을 훅 해버리면 너무 그렇지 않나"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 공연의 관람연령은 2018년 이전 출생자(2018년생 포함)로 7세 이상이다.
7세 이상의 어린이들도 보는 공연에서 '자위'라는 표현 자체가 지나치다는 것이 전문가의 시각이다.
최지영 인하대학교 아동학과 교수는 "아이들에게는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일종의 '성학대'"라며 "상대에게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성인에게 했다면 성적인 모독이니까 '성희롱'에 해당될 수 있는 언급이지 않나. 아이들에게 직접적으로 불쾌감을 유발하지 않았더라도 아이들 연령에 소화하기 어려운 자극을 줬다는 의미에서는 그렇다" 라고 말했다.
서울시발레단은 "지난 3월 공연 때와 동일한 내용이었고 당시에는 문제가 없었다"며 "작품 속 무용수들의 대사와 질문은 안무가의 예술적 창작 의도에 따라 구성되어 임의로 수정이 어려운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3월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된 유료 공연과 달리, 도심 속 자연이 어우러진 노들섬의 야외 특설무대에서 펼쳐져 실내 공연장과는 또 다른 개방감과 에너지를 선사했다는 주최 측의 설명대로 시민들이 손쉽게 공연을 접할 수 있도록 무료로 진행했다면 이에 걸맞는 공연 준비를 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최 교수는 "어쨌든 아동한테는 적절한 내용이 아니면, 그런 것을 미리 예상했다면 청소년 이상으로 제한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서울시 발레단은 CBS노컷뉴스의 취재가 계속되자 그제서야 "관람 연령은 성적 맥락 이해 여부가 아닌, 예매된 좌석에서 작품을 집중해 관람할 수 있는 최소 연령을 기준으로 고려했다"며 보호자가 작품 성격을 고려해 자녀와 함께 관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열어둔 취지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노들섬 야외 무료 공연의 특성상 더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많이 찾아주실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앞으로는 작품 특성에 대한 안내를 더욱 명확히 하고, 연령 기준 운영 방식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발레단은 오는 11월 경북 구미문화예술회관에서 '데카당스' 첫 지역 공연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