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의장 "금리인하, 고용 하강위험 반영…경제 나쁘지 않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17일(현지시간) 고용시장의 하강 위험이 증가한 점을 반영해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했다고 밝히면서 이날 결정을 '위험관리 인하'(risk management)라고 볼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올해 성장률 둔화와 실업률 상승, 인플레이션 반등 위험에도 불구하고 현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해선 "나쁘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이날 기준금리를 4.25~4.50%에서 4.00~4.25%로 0.25% 포인트 인하 결정한 뒤 연 기자회견에서 인하 배경에 대해 "고용의 하강 위험이 증가하면서 (인플레이션 위험과 고용 위험 간) 균형이 바뀌었다"며 "따라서 우리는 이번 회의에서 좀 더 중립적인 정책 입장을 향해 또 다른 조처를 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또 "이번 결정을 두고 '위험관리 인하(risk management cut)'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경제전망을 보면 실제로 올해와 내년 전망치가 상향 조정됐고,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은 거의 변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실업률이 (8월) 4.3%이고, (올해 상반기) 성장률이 1.5%라고 하지만, 경제가 나쁜 것은 아니다(It's not a bad economy)"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 경제가 현 시점에서 그다지 나쁘지 않지만, 예상을 밑돈 고용 증가로 인해 노동시장 약화 우려가 커진 게 이날 기준금리 인하 결정의 주된 배경이 됐음을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FOMC 회의에서 '빅컷(0.50%포인트 금리 인하)' 의견이 의미있게 검토됐는지에 대해서는 "이번 회의에서 0.50%포인트 인하에 대한 광범위한 지지가 전혀 없었다"라며 의미 부여를 일축했다.

한편, 파월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올해 남은 기간과 내년 중 지속해서 누적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관세 영향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이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과, 측근인 스티븐 마이런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의 연준 이사 임명, 리사 쿡 연준 이사 해임 시도 등으로 대변되는 연준 독립성 우려에 대해선 "우리는 어떤 것에도 주의를 흐트러뜨리지 않은 채 우리가 할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준은 이날 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기존 4.25~4.50%에서 4.00~4.25%로 인하했다.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 5번 연속 동결 행진을 이어오다가 9개월 만에 내린 것으로, 트럼프 행정부 들어선 첫 금리 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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