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자국 기업에 엔비디아의 신형 인공지능(AI) 칩 구매를 금지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이에 젠슨황 엔비디아 CEO는 이 문제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17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중국 인터넷정보판공실이 바이트댄스와 알리바바 등 자국 기업에 AI 추론 작업에 쓰이는 중국 전용 신형 저사양 칩인 'RTX 6000D'의 테스트와 주문을 중단하라고 이번 주에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중국 당국은 자국 기업들에 대해 마찬가지로 중국 전용으로 설계된 엔비디아의 AI 칩 H20 구매도 자제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의 이같은 일련의 조치는 미국의 AI 칩 대중국 수출 통제 조치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산 AI 칩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자국 기업들이 자체 개발한 AI 칩의 사용을 독려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한 중국 기업 임원은 "메시지가 이제 더욱 크고 분명해졌다"라면서 "이전에는 지정학적 상황이 나아지면 엔비디아의 공급이 재개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었지만 이제는 국내 시스템 구축에 모두가 매달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사용 금지 조치와 별도로 엔비디아가 새로 내놓은 RTX 6000D의 성능이 떨어져 중국 기업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RTX 6000D가 이전 버전인 RTX 5090보다 성능이 떨어지지만 가격은 더 비싸다며, 중국 기업들은 AI 학습까지 가능한 H20 구매에 더 관심이 크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 당국의 엔비디아 칩 사용 금지령에 대해 젠슨황 CEO는 "우리는 국가가 우리를 원해야 시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지금 보고 있는 일에 실망스럽지만 미국과 중국 사이에는 다뤄야 할 더 큰 의제들이 있어 이에 대해 인내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따라 영국을 방문 중인 황 CEO는 그러면서 "오늘밤 대통령이 아마도 내게 (금지령에 대해) 물어볼 것 같다. 비슷한 말을 할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