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노사가 올해 단체교섭을 추석 전 타결했다. 지난 2022년부터 4년 연속 해를 넘기지 않고 교섭을 매듭지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이하 노조)는 19일 임금교섭 2차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전체 조합원 6668명 중 6206명(93.07%)이 투표에 참여했다. 찬성 3696명(59.56%), 반대 2497명(40.24%), 무효 13명(0.21%)으로 가결됐다.
노사는 17일 울산 본사에서 열린 24차 교섭에서 2차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13만5천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격려금 640만원, 특별금 약정임금의 100% 지급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는 앞서 부결된 1차 잠정합의안 대비 기본급은 2천 원, 격려금은 120만 원 더 오른 것이다.
회사 측은 이번 합의로 조합원 1인당 평균 2830만 원의 임금 인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회사의 역대 최고 제시액이자 동종 사 대비 최고 수준으로 알려졌다.
노사는 올 연말 예정된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의 합병에 맞춰 고용안정 협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노사는 7월 18일 첫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나흘 뒤 진행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반대 63.8%로 부결됐다.
이후 노사는 재교섭을 진행했으나 추가 임금 인상 규모와 방식을 놓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7월 11일 부분 파업을 시작으로 11차례 파업을 했다. 이어 9월 11일에는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교섭이 진척을 보이지 않자 백호선 현대중공업지부장은 10일 40m 높이의 턴오버 크레인(선박 구조물을 뒤집는 크레인)에 올라가 농성을 했다.
이런 가운데 노사는 실무협의와 교섭에 집중했다.
조선업 호황기와 미국 마스가(MASGA) 프로젝트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는 데 노사 공감대가 형성됐다.
HD현대미포 합병 결정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회사 측은 업계 최고 수준의 제시안과 합병에 따른 고용안정을 약속했다.
1차 합의안이 부결된 이후 57일 만에 2차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백호선 현대중공업지부장은 "노조는 조합원들의 선택과 판단을 존중하고 그 뜻을 무겁게 받아들이겠다. 40%에 달한 반대 표심의 마음과 목소리를 온전히 담아내지 못해 미안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장의 목소리를 놓치지 않는 조합원 중심의 노동조합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면서 "단체교섭 승리를 위해 끝까지 함께해 준 모든 조합원 동지들께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금이 조선업 도약을 위한 기회의 시기임을 이해하고 결단 내려준 노조와 조합원들에게 감사하다. 교섭 타결을 계기로 전 임직원이 실적 개선을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22일 임금교섭 조인식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