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창적인 연출 스타일과 미장센으로 전 세계 영화인의 사랑을 받는 한국 대표 감독 중 한 명인 김지운 감독이 현재 영화계 위기를 진단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제언했다.
19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샤넬×BAFA 교장 김지운 감독은 국내 영화 산업의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아시아 영화의 미래를 이끌 인재를 양성하는 부산국제영화제의 프로그램인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샤넬×BIFF 아시아영화아카데미(CHANEL×BIFF ASIAN FILM ACADEMY, CHANEL×BAFA) 교장으로 위촉됐다.
아시아 영화의 미래를 이끌 인재들을 만나고 그들에게 조언을 해주는 과정에서 김지운 감독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영화의 위기와 가능성을 동시에 만났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영화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한 신인 감독의 탄생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질문이 나오자 김지운 감독은 "시스템 전반을 다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 감독은 재능 있는 신진 감독들이 탄생하려면 영화 산업에 활력이 넘쳐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결국 관객이 많이 유입돼야 한다는 점을 짚었다. 관객들이 극장을 찾으려면 작품이 나와야 하는데 결국 투자 심리가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김 감독은 "여러 실험적이고 개성적인 작품에 투자할 환경이 조성돼야 이른바 '거장'이라 불리는 감독이 나올 수 있다"며 "지금은 산업이 위축되면서 보수적으로 변했다. 새로운 걸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1년에 큰 영화를 수십 편 만들던 메이저 영화사들도 참담할 정도로 제작 편수가 한두 편 정도로 확 줄었다. 투자나 제작이 활성화될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하는데, 실질적으로 영화 티켓 값의 현실화를 고려해 봐야 한다"며 "또 한국 영화의 부흥기에 김대중 정부에서 엄청난 자금을 지원해 줬다. 그 모든 것이 다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