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컨테이너 해운산업의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한 업계의 준비와 협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제13회 부산국제항만컨퍼런스(Busan International Port Conference, BIPC)에 연사로 나선 라스 얀센 베스푸치 마리타임 대표는 컨테이너 해운산업은 과거처럼 일시적 충격에 대응하는 차원을 넘어, 불확실성이 상수가 된 시대에 들어섰다고 봤다.
"해운산업 심각한 위험 직면"…"협력 강화해 새로운 기회 만들어야"
라스 얀센 대표는 '컨테이너 해운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한 세션1의 연사로 나와 "최근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시작된 보호무역주의 확산, 글로벌 연대 구도의 약화, 홍해 사태와 같은 지정학적 갈등, 그리고 캄보디아 정세 불안은 단순한 물동량 변동을 넘어 무역 루트와 공급망 구조 자체의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그는 "글로벌 무역 성장세 둔화, 선복 과잉 문제, 공급망의 중국 중심 구조에서 베트남·인도 등지로의 이동, IMO 규제 강화와 친환경 연료 전환 압력,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의 급격한 확산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복합적 도전은 항만과 선사 모두에게 전례 없는 전략적 과제를 안겨주고 있는 만큼 업계는 단일한 전망이나 예측에 의존할 수 없고 복수의 시나리오별 대응 옵션을 체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필요한 핵심 요소는 첫째, 화물 흐름의 가시성(visibility)을 강화해 공급망 충격에 즉각 대응할 수 있어야 하고 둘째,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신속히 조정할 수 있는 유연성(flexibility)을 갖춰야 하며 셋째, 단일 기업이나 항만 차원을 넘어서는 업계 전반의 긴밀한 협력(collaboration)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스 얀센 베스푸치 마리타임 대표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불확실성의 파고 속에서 심각한 위험에 직면하겠지만 이러한 불확실성을 전제로 준비와 협력을 강화한다면 해운·항만 산업은 오히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운시장 방향성 불확실"…해운업계 지속가능한 성장 모색해야"
다음 연사로 나선 탄 후아주 라이너리티카 대표도 컨테이너 해운시장이 앞으로도 높은 불확실성에 놓일 것이라고 전망했다.탄 후아주 대표는 "컨테이너 해운시장은 현재 상반된 지표가 공존하는 복합적인 국면에 놓여 있어 6월 초 이후 태평양 횡단 운임은 60% 이상 하락했지만 용선료와 중고선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신조 발주는 계속 이어져 발주·인도 물량이 기존 선대의 약 31%에 달한다"며 "운임의 급락과 자산·발주의 강세가 동시에 나타나는 이러한 괴리는 시장의 방향성을 불확실하게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번 발표에서 항만, 선사, 조선이라는 세 축을 중심으로 시장을 점검했다"며 "터미널은 물류보다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매력이 높아지고 있고 팬데믹 동안의 초호황은 점차 정상화될 전망이지만 선사 간의 수익 격차는 여전히 커 선복 조정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발주 잔량은 15년 만의 최고치에 달했고 교역 둔화와 제한적인 해체 속도는 공급 과잉 위험을 완화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 화물 물동량은 관세에도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고 미·중 디커플링은 지속되지만 아시아 대부분은 여전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신규 발주는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중국은 USTR 301조의 위협에도 조선산업에서 주도권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탄 후아주 대표는 "이러한 분석을 통해 컨테이너 해운시장이 앞으로도 높은 불확실성과 구조적 불균형 속에 놓일 것"이라고 강조하며 "업계가 회복탄력성과 유연한 전략, 그리고 글로벌 협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한편 부산항만공사(BPA)가 주최한 제13회 부산국제항만컨퍼런스는 9월 23일부터 이틀간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서 '지속가능한 항해, 혁신적 도약을 주제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