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의회의 단기 지출법안(임시 예산안·CR) 처리 불발로 내달 1일(현지시간)부터 연방 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야당인 민주당 지도부와의 회동을 유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번영하는 우리나라를 계속 운영하기 위한 소수당인 급진 좌파 민주당의 표를 대가로 그들이 내세운 터무니없고 우스꽝스러운 요구 사항을 검토한 결과, 민주당 지도부와 어떤 회동도 생산적일 수 없다고 결정했다"고 적었다.
앞서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는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회동을 요청했고, 일부 미국 언론은 이 회동이 이번 주 성사될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로선 회동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불법 체류자의 무료 의료서비스를 위한 1조 달러 이상의 신규 지출, 미성년자 성전환 수술의 납세자 부담 강요, 사망자의 메디케이드 명단 포함, 범죄자에 대한 국경 재개 등을 요구한다고 주장한 뒤 "이러한 급진 좌파 관점과 정책이 내가 대선에서 7대 경합주와 일반 투표까지 역사적 압승을 거두게 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셧다운 시한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야당 지도부와 회동하지 않기로 하면서 셧다운 우려는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곧바로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는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는 항상 꽁무니를 뺀다"(Trump Always Chikens Out)라고 적은 뒤 "극단주의자들은 미국을 파괴하고 있는 공화당의 의료 위기를 해결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정부 폐쇄를 원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