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이자 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인 '어쩔수가없다'가 놓치면 안 되는 관람 포인트 세 가지를 공개했다.
40만 7353장(24일 오전 7시 기준)이라는 올해 한국영화 최고 사전 예매량을 기록한 '어쩔수가없다'(감독 박찬욱)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첫 번째 관람 포인트는 국경을 초월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스토리다. 갑작스러운 실직을 겪은 평범한 가장의 필사의 생존극을 담은 '어쩔수가없다'는 치열한 현실을 살아가는 현대인이라면 한 번쯤 마주했을 법한 상황으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재취업을 위한 사투를 이어가던 만수는 생계를 위협받자 극단적인 선택의 기로에 몰린다. 그 과정에서 깊어지는 내적 갈등은 관객들에게도 무한경쟁 시대를 향한 질문을 던지며 몰입도를 높인다. 여기에 결정적인 순간 빈틈이 드러나는 만수의 모습과 박찬욱 감독 특유의 유머는 아이러니하면서도 웃픈 감정을 자극하며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두 번째 관람 포인트는 극을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이끄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다. 벼랑 끝에 몰린 구직자 만수를 비롯해 이성적으로 위기에 맞서는 아내 미리(손예진), 호쾌하면서도 섬세한 제지 회사 반장 선출(박희순), 길어지는 제지 업계 구직난에 점차 무기력해지는 범모(이성민), 예술가적 기질의 아라(염혜란), 연민을 자아내는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실력자 시조(차승원)까지 각기 다른 성격과 사연을 지닌 인물들은 얽히고 부딪히며 긴장과 유머가 공존하는 전개에 풍성함을 더한다.
특히 가족을 지켜내기 위해 각자의 방식으로 분투하는 만수, 미리 부부가 현실감 넘치는 호흡을 예고하고, 종이를 향한 일편단심을 고수하는 남편 범모와 그의 과거 모습을 그리워하는 감성이 풍부한 아라의 특별한 케미는 극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마지막 관람 포인트는 눈을 즐겁게 하는 미장센이다. '올드보이'를 시작으로, '쓰리, 몬스터'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박쥐' '아가씨' '헤어질 결심' '어쩔수가없다'까지 박찬욱 감독과 7번째 호흡을 맞추는 류성희 미술감독이 다시 한번 극에 숨결을 불어넣는 미학을 선보일 예정이다.
마당의 배롱나무가 돋보이는 만수의 집을 비롯해 각종 분재로 채워진 온실과 화이트 톤의 범모, 아라 부부의 집, 아날로그적 취향이 묻어 있는 범모의 음악 감상실 등 다채로운 공간과 디테일한 요소들은 관객들에게 숨은 의미를 발견하는 재미를 안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