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미국의 관세 부과 등 통상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기존에 추진 중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서두르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본격 추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KITA)는 24일 '공격받는 자유무역, 주요국 FTA 논의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내고 "미국발 관세전쟁으로 인한 통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나라도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FTA 추진 전략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광범위한 관세 조치로 통상 환경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주요국은 △신규 FTA 체결 및 중단된 협상 재개 △기존 FTA 개선 △복수국 간 무역협정 가입 등으로 양자·지역 간 협력을 서두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 대부분 수출 상대국과 적극적으로 FTA를 체결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으로 한국은 총 59개국과 FTA를 체결한 상태로, 지난 2020~2024년 FTA 체결국에 대한 수출은 연평균 5.1% 증가했다. 이는 전체 수출 증가율(4.7%)과 FTA 비체결국에 대한 수출 증가율(3.7%)을 넘어서는 비율이다.
보고서는 또 현재 한국이 협상을 완료한 걸프협력회의(GCC), 아랍에미리트(UAE), 과테말라, 에콰도르 등 4개국과 FTA를 발효할 경우 전 세계 GDP에서 한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들의 GDP가 차지하는 비중이 2.2%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수출 증대를 위해 기체결한 FTA에 비해 자유화 수준이 높은 CPTPP 가입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PTPP는 일본·캐나다·멕시코·호주·싱가포르·베트남·말레이시아·칠레·페루·뉴질랜드·브루나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2018년 출범한 다자간 통상 체제다. 당초 미국도 포함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였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1기였던 2017년 미국이 탈퇴해 남은 회원국이 재결성했다.
현재 회원국은 일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멕시코, 칠레,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영국 등 12개국이다.
지난 2020년 기준으로 교역 규모는 5조 2천억 달러, 명목 GDP는 10조 7천억 달러에 달한다.
한국의 CPTPP 국가들에 대한 수출은 2023년 기준으로 1604억 달러로 총수출의 25.4%를 차지했다.
무역협회 강금윤 수석연구원은 "CPTPP 당사국 다수와 이미 FTA를 체결하고 있지만 시장 접근 개선을 통한 수출 기회 확대,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 생산 비용 절감 측면에서 CPTPP가 유리하다"며 "성숙기에 접어든 우리 FTA 정책과 경험을 살려 국내 취약 산업 보호를 위한 보완 대책을 마련하면서 CPTPP 가입 논의를 재개해야 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