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국인 작가 수전 최(56)가 신작 소설 '플래시라이트'(Flashlight)로 영국의 권위 있는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주영한국문화원은 26일 "수전 최의 '플래시라이트'가 2025년 부커상 최종 후보 6편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부커상은 1969년 제정된 이래 영국·아일랜드에서 영어로 출간된 소설에 수여되는 세계적 권위를 가진 문학상이다. 번역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인터내셔널 부커상'에서는 2016년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수상한 바 있다.
'플래시라이트'는 열 살 소녀 루이자와 재일교포 아버지, 미국인 어머니의 시선을 따라 전후 재일교포 사회와 미국 교외를 오가며 20세기 역사적 격랑을 담아낸다. 작품은 기억·언어·정체성·가족이라는 화두를 파헤치며, 심사위원단은 "대륙과 세기를 능숙하게 가로지르는 야심찬 작품"이라며 "역사적 긴장과 친밀한 드라마를 놀라운 우아함으로 균형 있게 담아냈다"고 평가했다.
수전 최는 한국인 교수 아버지 최창 씨와 유대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인디애나에서 성장한 한인 2세다. 예일대와 코넬대에서 공부했고, 현재 존스홉킨스대에서 문예창작을 가르치며 펜 아메리카(PEN America) 이사로 활동 중이다.
그의 데뷔작 '외국인 학생'(The Foreign Student)은 아시아계 미국문학상을 받았고, '미국 여자'(American Woman)는 2004년 퓰리처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이어 '나의 교육'(My Education)으로 2014년 람다 문학상, '신뢰 연습'(Trust Exercise)으로 2019년 전미도서상을 수상하며 미국 문단에서 입지를 굳혔다.
올해 부커상 최종 후보에는 '플래시라이트' 외에도 키란 데사이(인도)의 '더 론리니스 오브 소니아 앤드 서니', 케이티 기타무라(미국)의 '오디션', 벤저민 마코비츠(미국)의 '더 레스트 오브 아워 라이브스', 앤드루 밀러(영국)의 '더 랜드 인 윈터', 데이비드 솔로이(영국)의 '플레시'가 이름을 올렸다.
최종 수상작은 오는 11월 10일 발표되며, 수상자에게는 5만 파운드(약 9400만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한편, 주영한국문화원은 로비에 '플래시라이트'를 비치해 방문객들이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