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와 조선·자동차 분야 공조 관계를 한층 강화하고, 인공지능(AI)·첨단산업과 문화·엔터테인먼트 분야까지 경제협력의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김정관 산업부 장관과 칼리드 알팔레 사우디 투자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5차 한·사우디 비전 2030 위원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회는 2017년 '한·사우디 비전 2030 협력각서'에 따라 설립된 양국 정부 간 범부처 협력채널로서, 한국과 사우디 정부·기업 간 주요 협력사업의 이행을 관리하고 애로사항 해소를 지원하는 역할을 해왔다.
2년여 만에 열린 이번 위원회 회의에서 한·사우디 양측은 기존 46개 협력과제의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총 11개의 신규 협력과제를 발굴했다.
양측은 이미 진행되고 있는 조선·자동차 분야 협력 사업과 관련한 신규 과제도 도출했는데, 조선 분야에서는 선박 엔진 조립에서 선박 건조에 이르는 기존 밸류체인 협력을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최신 친환경 기술 공법 공동개발과 연계하기로 했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현지 조립 생산에서 나아가 엔진·하이브리드차 기술 연구개발(R&D)과 수소차 연료 품질 관리 체계 구축에 이르기까지 완성차, 요소기술, 연료, 표준을 포괄하는 산업 생태계 전반으로 협력을 고도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특히 회의에서는 AI·첨단산업과 문화·엔터테인먼트 분야 협력 방안도 논의됐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는 올해 초 사우디 주택공사(NHC)와의 협력을 통해 사우디 제다, 메카, 메디나 등 주요 도시에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구축했는데, 향후 이 플랫폼에 AI를 접목해 교통·에너지·안전 관리 전반을 아우르는 스마트시티 통합형 서비스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산업부는 리벨리온, 퓨리오사AI 등 국내 고성능, 고효율 AI 반도체 전문기업들도 사우디 국영 AI기업 휴메인 등과 디지털 전환, AI 혁신 관련 협력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사우디 양측은 영화, e스포츠, 관광 등 문화·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도 협력을 구체화해 나가기로 했다.
산업부 김정관 장관은 이번 회의를 주재하면서 "양국 간 협력 잠재력이 큰 AI·첨단산업, 소프트파워 분야로 협력의 지평을 넓히겠다"고 말했다. 알팔레 장관도 "사우디는 항상 한국 기업과 근로자를 환영하고 모든 편의 제공하기 위한 준비가 돼 있다"며 "양국이 사우디가 가진 1조 달러 이상의 투자 기회를 잘 살렸으면 한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