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이 이날까지 구속한 관계자는 김건희씨를 비롯 14명에 달한다. 특검은 이 중 9명을 재판에 넘겼다. 특검은 3대(김건희·내란·채해병) 특검 중 처음 국회의 체포동의안 표결 문턱을 넘어 현직 국회의원(국민의힘 권성동)을 구속했다.
수사 대상만 16개 항목에 달하는 김건희 특검은 수사 준비 단계부터 활발한 첩보 활동을 벌이며 촘촘한 수사망을 폈다. 광범위한 압수수색을 통해 김씨 혐의를 입증할 물적 인적 증거를 겹겹이 쌓았다. 그 결과 의혹의 정점인 김건희씨의 신병 확보라는 성과를 쥐게 됐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서희건설 측의 자수서와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진품 실물을 확보한 것이 결정타였다. 김씨의 공소장에 적힌 죄명은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가법상 알선수재 등이다.
통일교 교주 한학자 총재를 구속한 것도 가장 큰 특검의 족적 중 하나로 꼽힌다. 거대 이단 종교 수장을 상대로 강제수사를 벌여 구속에 성공한 전례는 없다시피 하다. 특히 '정교일치' 이념을 외친 한 총재가 보수 정권 및 정당과 유착하며 억대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구속된 것은 향후 유사 범죄의 위하력(威嚇力)이 됐다는 평가도 있다.
특검은 국민의힘 당원 명부도 여러 차례 시도 끝에 손에 쥐었다. 국민의힘 당사 압수수색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당원 명부 데이터베이스 관리 업체를 공략해 얻은 물증이다. 조만간 압수물 분석이 끝나면 2022년 말 국민의힘 전당대회와 지난 대선 당시 특정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신도를 국민의힘에 단체로 입당했다는 조직적 선거 개입 의혹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검이 수사 기한을 오는 10월 29일까지 늘린 데다, '더 강한 특검법'이 공포되면서 사상 최대·최장 사정 정국은 올 연말까지 이어지게 됐다. 남은 수사 기간 김건희 특검은 △김상민 전 검사 공천 및 국정원 영전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임명 등으로 대표되는 '매관매직 의혹' 규명에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 성사 여부도 후반부 특검 수사의 주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검은 앞서 이우환 화백 그림을 받은 김씨에게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사인(私人)인 김씨에게 뇌물 혐의를 적용하면서 공직자이던 윤 전 대통령을 공범 관계로 묶은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은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와 관련된 공천 개입 의혹에도 윤 전 대통령이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