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고령사회' 첫 진입…2050년엔 국민 40%가 노인

고령사회에서 불과 8년만에 초고령사회로…OECD 국가 중 고령화 속도 가장 빨라
2050년이면 고령인구 40% 넘어…생산연령인구 100명이 고령인구 77.3명 부양해야
고령자 39.8%가 중위소득 상대적 빈곤…인권침해 많이 받는 집단 3위가 '노인'
고령자 76.9%가 인터넷 이용…스마트폰 등 ICT기기 이용 시간 5년새 3배 늘었지만 '대면 교제'는 줄어

연합뉴스

저출생 고령화로 우리나라 국민 5명 중 1명이 고령인구인 '초고령사회'에 올해 첫 진입한 사실이 통계로 확인됐다. 2050년이면 고령자 인구가 전체 인구의 40%를 넘어설 전망이다.

다만 고령자 3명 중 1명은 경제적으로 중위소득 이하 수준에 놓여있고, 우리나라 국민들이 인식하는 차별받는 집단에도 3위에 오를 정도로 노후 생활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또 고령자들이 스마트폰 등 ICT(정보통신기술) 기기를 사용하는 시간이 5년새 3배 가까이 늘고, 인터넷 등을 통한 동영상 시청이 16분 증가한 반면, 대면 교제활동은 4.7% 감소해 갈수록 인터넷 세계에 매몰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통계청 제공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25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올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20.3%에 달하는 1051만 4천 명으로 집계됐다.

UN(국제연합)은 고령인구 비율이 7%를 넘으면 고령화사회, 14%를 넘으면 고령사회,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하고 있다.

한국은 2000년 고령화사회에 첫 발을 들인 후 17년 만인 2017년 고령사회에 진입했는데, 불과 8년 만에 초고령사회가 됐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비교적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됐던 일본, 캐나다조차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10년, 14년씩 걸렸던 점을 감안하면 한국의 고령화 속도가 유례없이 빠른 셈이다.

올해 첫 20%를 넘은 고령인구 비중은 2036년에는 30%를, 2050년은 40%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에 따라 생산연령인구(15~64세)에 대한 고령인구(65세 이상) 비중을 나타내는 노년부양비는 올해 29.3명에 달하지만, 2035년 47.7명, 2050년 77.3명에 도달한다.

성별로는 여자 중 고령인구는 22.6%로 남자(18.0%)보다 고령인구 비중이 4.6%p 더 높았다.

지역별로는 17개 시도 중 전남(27.4%), 경북(26.1%), 강원(25.7%), 전북(25.4%), 부산(24.5%), 경남(22.2%), 충북(21.9%), 충남(21.8%), 대구(21.2%)은 고령인구 비중이 20%를 넘어섰고, 가장 낮은 세종(11.6%)도 10%를 훌쩍 넘겼다. 다만 2028년에는 세종을 제외한 전국 지역의 고령인구 비중이 20%를 넘고, 2038년이면 세종조차 20%를 넘길 전망이다.

이처럼 고령자가 늘면서 가구주 연령이 65세 이상인 고령자 가구도 618만 7천 가구로 전체 가구의 27.6%를 차지했다. 2038년이면 고령자 가구가 천만 가구를 넘고, 2052년이면 전체 가구의 절반을 넘어 50.6%에 달하게 된다.

2023년 OECD 주요 국가의 65세 인구의 성별 기대여명. 통계청 제공

2023년 기준, 고령자가 앞으로 살아갈 것으로 기대되는 기간인 기대여명은 남자 19.2년, 여자 23.6년으로 평균 21.5년이었다. OECD 평균 대비 남자는 0.7년, 여자는 1.9년 더 높은 수준이다.

고령자의 1인당 진료비는 530만 6천 원 들지만, 건강보험 등 덕분에 본인부담금은 23.6%인 125만 2천 원에 그쳤다. 다만 전년보다는 각각 7만 7천 원, 1만 6천 원씩 증가한 금액이다.

지난해 기준 고령자 가구의 순자산액은 4억 6594만 원으로 전년대비 1054만 원 증가했다. 전체 가구 평균보다는 1701만 원 더 많은 수준이다.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80.1%로 가장 높았는데, 2023년 기준 고령자 가구의 67.8%가 주택을 소유하고 있었다. 반면 자산 중 저축 비중은 14.2%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낮았다.

고령자의 연금 수급률은 매년 증가해 2023년 기준 90.9%의 고령자들이 월평균 69만 5천 원의 연금을 받고 있었다.

또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자의 고용률은 38.2%로 전년보다 0.9%p 올랐다. 15세 이상 인구 전체 고용률(61.7%)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지만, 고령자 고용률은 2015년 이후 꾸준히 상승 중이다. 또 고령자 중 직장을 구하고 있는 실업률도 3.1%로 전년보다 0.4%p 늘었다.

2022년 OECD 주요 국가의 상대적 빈곤율. 통계청 제공

그럼에도 2023년 기준 66세 이상 은퇴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전년보다 0.1%p 악화돼 39.8%의 소득이 전체 중위소득에 미치지 못했다. 빈부격차를 보여주는 지니계수('0'이면 완전평등, '1'이면 완전 불평등)는 0.380으로 전년보다 0.003 개선됐지만, 가장 부유한 소득 5분위와 가장 가난한 1분위의 격차를 보여주는 배율은 전년과 마찬가지로 7.11배에 달했다.

또 지난해 인권침해·차별을 가장 많이 받는 집단으로 19세 이상 성인 중 11.7%가 '노인'을 꼽았다. 경제적빈곤(16.3%), 장애인(15.8%)에 이어 세번째로 차별을 많이 받는 집단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60세 이상(16.9%), 50대(11.6%)에서는 노인차별에 대한 인식이 특히 높았다.

다만 실제 학대 피해 경험률은 10만 명당 72.1명으로 전년보다 2.4명 줄었다.

한편 고령자의 76.9%가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고, 92.6%가 인스턴트 메신저를 이용하고 있고, 이를 통해 단순히 대화하기(100%) 뿐 아니라 사진 및 동영상 등 공유(66.0%), 음성 및 영상통화(50.9%) 등도 즐겼다.

고령자 중 자신의 현재 삶에 만족하고 있는 사람의 비중은 비록 전년보다 3.6%p 늘었지만, 35.5%에 그쳐 전체 인구 평균(40.1%)보다 훨씬 낮았다. 또 자신의 사회·경제적 성취에 대해 만족하고 있는 사람의 비중도 33.2%로 전년보다 6.6%p 증가했지만, 역시 전체(35.7%)보다 낮았다.

통계청 제공

특히 통계청은 올해 통계에서 '고령자의 시간사용과 생활시간 의식'을 따로 조사했는데, 지난해 기준 고령자는 하루에 수면, 식사, 건강관리 등 개인유지를 위해 쓰는 필수시간에는 11시간 59분, 일이나 공부, 가사노동, 이동 등의 의무시간에는 4시간 58분, 나머지 개인이 자유롭게 사용하는 여가시간에는 7시간 3분을 사용하고 있었다.

5년 전과 비교하면 필수시간과 의무시간은 감소하고 여가시간은 증가했는데, 특히 수면시간이 8시간 14분으로 가장 많이 감소(-14분)했고, 방송시청, 동영상 시청 등의 미디어 이용시간은 4시간 6분으로 가장 많이 증가(16분)했다.

또 구직활동을 포함해, 고령자의 일한 시간은 평일 1시간 48분, 토요일 1시간 6분, 일요일 49분씩이었고, 가사노동시간은 토요일 2시간 21분, 일요일 2시간 13분, 평일 2시간 10분 순이었다.

고령자의 교제활동시간은 대면 31분, 화상·음성 12분씩으로, 최근 5년 사이 고령자의 대면 교제활동은 4.7% 감소한 반면, 음성통화, 문자, 이메일 등 비대면 교제활동은 9.2% 증가했다.

또 고령자의 97.2%가 방송·동영상 시청, 책읽기 등 미디어를 이용한 여가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최근 5년 사이 실시간 방송시청 시간은 2분 감소했지만 동영상 시청 시간은 16분이나 증가했고, 인터넷 정보검색도 2분 늘었다.

ICT기기 사용 시간은 총 1시간 39분으로 여가시간 1시간 11분, 의무시간 23분, 필수시간 5분 순으로 비중이 나뉘었다. 총시간은 5년 전(34분)에 비하면 약 3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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