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내 타율 1위' 이정후, 열심히 치고 달렸지만…첫 풀타임 시즌 성과와 과제는?

이정후. 연합뉴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2025시즌 메이저리그 정규리그 마지막 날 3안타를 몰아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정후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선발 로건 웹의 호투와 이정후의 쐐기 적시타에 힘입어 4-0으로 이겼다.

이로써 샌프란시스코는 정규리그를 81승 81패로 5할 승률을 맞춘 채 마무리했다.

 6번 타자 중견수로 출전한 이정후는 2회말과 7회말 각각 안타를 터뜨리며 타격감을 조율했고 팀이 2점 차로 앞선 8회말 득점권 기회에서 2타점 적시타를 때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정후는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4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2년 차인 이정후에게는 사실상 올해가 풀타임 첫 시즌이었다. 지난해에는 시즌 초 어깨 부상으로 인해 37경기 출전에 그쳤기 때문이다.

올해 큰 부상 없이 150경기에 출전한 이정후(메이저리그 정규리그는 팀당 162경기)는 타율 0.266, 8홈런, 73득점, 55타점, 10도루, 47볼넷, 71삼진을 기록했다.

규정 타석을 채운 팀내 타자 가운데 타율 1위를 차지했고 득점 부문은 4위, 타점 부문은 공동 5위에 올랐다.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3루타를 12개나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전체 3위에 해당하는 숫자다. 그럼에도 6년 총액 1억 13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감안하면 분명 아쉬운 성적표다.

초반은 좋았다. 이정후는 4월 한 달 동안 타율 0.324, 3홈런, 17득점, 16타점을 기록하며 샌프란시스코의 질주를 이끌었다. 샌프란시스코는 한때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 다툼을 했을 정도로 초반 페이스가 좋았다.

그러나 6월 들어 집단 슬럼프가 찾아왔고 이정후도 깊숙한 수렁에 잠겼다. 이정후는 6월에 규정 타석을 채운 메이저리그 전체 타자 중 월간 타율 최하위(0.143)를 기록했고 이 기간 OPS(출루율+장타율)는 0.551에 불과했다. 이때부터 부상이 없음에도 경기에 결장하는 경우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슬럼프 원인을 빠르게 진단하고 극복하는 것도 실력이다. 이정후는 그러지 못했다.

시즌 초반 붙박이 3번 타자로 나섰고 종종 리드오프를 맡기도 했던 이정후의 타순은 이때부터 6번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시즌 막판까지 주로 6~7번 타순에 배치됐다. 8월 월간 타율 0.300을 기록하는 등 후반기 반등에는 성공했지만 6월 슬럼프가 뼈아팠다.

전반적으로 보면 아쉬움이 짙을 만한 시즌이었다. 지난 시즌 데뷔 때부터 지적받았던 파워 부족은 올해도 개선되지 않았다. 6월 슬럼프 기간에는 상대 배터리의 노골적인 바깥쪽 공략에 크게 고전하기도 했다. 수비에서는 최근 경기에서 아웃카운트를 착각하는 등 종종 실수를 범했다.

사실상 풀타임 첫 시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값진 시즌이다. 그러나 엄청난 몸값을 감안하면 분명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또 증명해야 한다는 과제도 남겼다.

샌프란시스코는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시즌 도중 보스턴 레드삭스의 거포 라파엘 데버스를 영입하는 등 포스트시즌 진출을 향해 강한 열망을 드러냈지만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 시즌 막판 살아난 타선을 발판삼아 와일드카드 레이스에 뛰어들기도 했지만 흐름이 길게 이어지지는 않았다.

샌프란시스코는 시즌 막판 팀내 톱 유망주 브라이스 엘드리지를 콜업하는 등 미래를 향한 전진을 시작했다. 샌프란시스코의 미래에는 분명 이정후가 차지할 지분이 상당할 것이다.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풀타임을 소화하며 많은 것을 느꼈을 이정후의 미래에 관심이 쏠린다. 이정후는 30일 귀국해 비시즌 휴식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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