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순천시 핵심시정인 애니메이션사업 등 김건희(구속)와 순천시간 연루 의혹 전반을 점검하기로 했다.
국회는 10월 14일 국감의 증인으로 채택한 노관규 순천시장을 대상으로 김건희의 애니사업 예산 증액 관여 여부 뿐만 아니라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문화행사 총감독 선정의 공정성' 등도 따지기로 했다.
애니사업과 정원박람회 총감독 선정은 국회의 감사대상 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으로, 더불어민주당 조계원 의원(여수 을·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 주도로 증인 신문이 진행된다.
조 의원은 "김건희 측근인 한경아씨가 정원박람회 총감독으로 선정된 과정 등도 당연히 신문 내용에 포함된다"며 폭넓은 국감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앞서 민주당 김문수 의원(순천 갑)도 "총감독 후보 평가에서 한경아씨가 다른 후보들보다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지난 8월 관련 문서를 공개했다.
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 정원운영부가 작성한 '2023 박람회 문화행사분야(주제공연·공식행사) 총감독 위촉 검토보고서'에서 순천시는 총감독 후보 4명의 우선 순위를 정하고 각 후보를 평가했다.
총감독은 정원박람회 개막 전야제와 개장식·주제공연 기획·연출 등 전반을 맡고 대행사와 조직위간 조정 역할을 한다.
조직위는 보고서에서 1순위로 한경아씨를 지정하면서 "최근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신진 감독" "2023정원박람회 핵심권역인 저류지 및 동천에 대한 이해도와 연출 의도 탁월" 등 긍정적이고 우호적으로 표현했다.
그러나 조직위는 다른 3명의 후보 가운데 3순위인 이모씨에 대해서는 "총감독으로 명성은 검증됐으나 과대한 명성으로 인해 조직위에서 컨트롤이 어렵고 총감독 수락 여부가 불투명한데다 과한 보수 수준 요구 우려도 있다"며 오히려 전국적인 명성을 폄하하면서 아직 발생하지도 않은 컨트롤 여부·보수 수준 등을 가정해 애써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데 적극성을 보였다.
김문수 의원은 "보고서가 4명 중 특정 후보에게만 긍정적인 평가를 집중한 것은 평가의 균형성을 해친다"며 "한경아씨에게만 유독 긍정 평가가 몰리고 칭찬 일색이었고 경력 서술에서도 한경아씨만 세세하게 주요 이력과 작품을 기록했는데 특정 후보만 이렇게 띄워주는 보고서가 작성됐다면 절차적 공정성에 심각한 의문이 생긴다"고 주장했다.
반면 순천시는 일련의 순천시·김건희·한경아씨간 연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김문수 의원이 공개한 문서의 당시 결재라인에 있던 조직위 간부는 "비공개로 분류된 문서가 공개돼서 매우 유감이고 당혹스럽다"며 "국회의원이 구체적 비리 혐의 없이 막무가내식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지역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한경아 총감독이 김건희 측근이거나 지인인지 여부 자체를 몰랐던 상황에서 공정하게 평가했으며 조직위 이사회 의결을 통해 최종 선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시장은 지난해에도 김문수 의원이 이같은 의혹을 제기하자 내부 전산망인 새올행정시스템에 서한문을 올려 "한경아 총감독은 규정과 절차를 거쳐 임명됐다"며 사실과 다른 정치공세에 떳떳하고 당당하게 맞서겠다"고 전했다.
노 시장은 9월 28일 페이스북에서도 "여수 국회의원이 순천시장을 증인으로 신청해서 국회로 호출했는데 시대의 큰 흐름 속에 이해가 필요하다"며 "더 이상 감정적 대립은 안 했으면 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긴 호흡으로 사안을 파악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