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사고 나흘째이자 평일 첫날인 29일 광주 민원창구 대부분에서 큰 혼란 없이 업무가 재개됐지만 일부에선 혼선이 빚어졌다.
29일 오전 10시쯤 광주 광산구청 민원봉사실.
여권을 신청하기 위해 구청을 방문한 50대 김 모 씨는 이날 신청한 여권을 다음 달 15일쯤 직접 찾으러 와야 한다는 직원의 안내에 깜짝 놀랐다.
통상 여권을 신청하면 3일 이내에 등기 우편으로 받아볼 수 있는데,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이후 우체국 등기서비스에 일부 문제가 생겨 등기 우편을 신청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씨는 "여권이 급하게 필요하지 않아 다행이지만, 추석 연휴를 고려해도 여권을 받기까지 보름 이상 걸린다니 놀랐다"고 말했다.
광산구청에서 여권 행정 자원봉사자로 일하는 박영숙 씨는 "여권 발급을 신청하는 구민 중 60% 이상은 수수료가 들어도 등기로 빨리 받으려고 한다"며 "이번 화재 사고로 아예 등기로 받는 것을 신청할 수 없다 보니까 구민들이 좀 불편해한다"고 밝혔다.
결국 여권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추석 연휴 전에 여권을 받아야 하는 급한 상황의 경우 시청에 방문해 긴급 여권으로 발급받을 것을 권유하고 있다.
비슷한 시각 찾은 광주 송정동 우체국에서는 소포로 식품을 보내기 위해 방문했다가 접수를 거절당해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로 줄을 이었다.
충청도로 냉동 생선을 보내려던 40대 이씨 부부는 함께 아이스박스를 들고 우체국으로 들어왔다가 '소포를 보낼 수 없다'는 안내를 받고 다시 돌아가기도 했다.
우체국 관계자는 "필수 우체국 우편서비스는 정상화되었지만 변질되기 쉬운 신선식품 소포접수는 불가능하다"면서 "지금 소포를 보내도 언제 도착할지 장담할 수 없다"고 귀띔했다.
이에 광주시는 중앙부처와 연결된 민원서비스 중 시민이 자주 이용하는 주민등록 관련 시스템은 모두 복구됐으며 일부 중앙부처와 연결되는 서비스가 중단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사실상 주민등록 업무는 거의 문제가 없는 상황이지만, 일부 복지 업무는 아직 중단돼 있다"며 "해당 업무에 대해서는 행정안전부와 복지부 등이 복구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IC칩 주민등록증 발급이나 우체국 쇼핑, 미국행 우편 등 일부 서비스의 복구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돼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인한 시민 불편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