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제조업 4분기 전망 '최악', 최근 5년 중 가장 낮아

부산상공회의소 제공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공격적인 관세정책으로 통상환경이 악화하고, 내수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부산지역 제조업의 올해 4분기 경기 전망이 매우 암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5년 만에 최악의 전망이 나와 경기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 새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효능감도 거의 없는 것도 나타났다.

30일 부산상공회의소가 지역 제조업 259개사를 대상으로 '2025년 4분기 부산지역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 조사' 결과를 내놨다. 그 결과 4분기 경기전망지수는 64로 3분기 81보다 17포인트(p) 급락했다. 이는 최근 20분기, 5년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는 기준치 '100' 이상이면 경기 호전을, 미만이면 악화를 의미한다. 경영부문별로는 자금사정이 '68'로 전 분기 대비 8p 하락했다. 또, 매출(69), 영업이익(66)도 각각 6p 떨어졌다. 관세·원자재 가격 상승 등 비용부담이 커졌지만 납품가 인상은 상대적으로 제한해 수익성을 압박한 탓으로 풀이된다.

업종별로는 전 업종에서 기준치(100)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전 분기 기준치(100) 이상을 기록했던 조선기자재(117→60), 화학․고무(100→65)도 원자재 가격 상승과 구인난 등으로 크게 떨어졌다. 그밖에 전기·전자(56), 1차금속(60), 자동차·부품(77) 등은 관세 대응을 위한 상반기 조기 납품 기저효과, 고율 관세에 따른 매출과 영업이익의 동반 하락으로 인해 경기가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초 목표 대비 매출 전망에 대해서는 조사기업의 73.7%가 올해 '매출 목표에 미달'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목표 달성(21.6%), 목표 초과 달성(4.6%) 등 긍정 응답과 큰 차이를 보였다. 매출 목표 부진의 이유로는 내수시장 침체(58.7%)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이어 시장 경쟁 상황 심화(21.6%), 수출시장 경기 둔화(16.2%), 생산 차질(2.7%) 순이었다.

올해 영업이익 수준을 묻는 질문에는 손익분기점 수준(57.5%)과 적자기업(37.9%)을 합하면 전체의 95.4%가 이익을 내고 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을 약화시킨 가장 큰 요인으로는 원자재가 상승(57.1%)이었다. 인건비 상승(30.1%), 관세 증가(9.7%) 등도 이유로 들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긍정적인 영향도 크게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무역환경 불확실성에 대해서는 '변화 없음'이 92.7%로 가장 높았다. 불확실성 해소(1.2%)라고 응답한 긍정 답변은 소수에 불과했다. 이는 대미수출 관세 불확실성이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안정화될 것이란 기대와는 달리 여전히 교착상태를 보이고 있고, 최근 환율이 다시 급등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법·제도 부담과 관련해서는 '변화 없음'이 79.5%로 가장 많았다. 부담이 가중됐다는 응답도 19.7%에 달했다. 부담이 경감됐다는 응답은 0.8%에 불과했다.

부산상공회의소 조사연구팀 관계자는 "경기 침체와 소비 부진, 대미 수출관세 파급 효과로 인해 지역기업이 느끼는 충격이 상당한 수준"이라며 "정부의 내수 회복과 통상 리스크 완화 지원을 통해 기업들이 한계 상황에 내몰리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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