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울어버린 강민호' 삼성 오승환, 감동의 은퇴 경기…사나이들의 진한 포옹

3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와 삼성의 경기. 9회초 이날 은퇴식을 하는 삼성의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마운드에서 역투를 끝내고 타석에 있던 KIA 최형우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야구 최고의 마무리 삼성 오승환(43)이 감동적인 은퇴 경기를 펼쳤다. 동료는 물론 상대팀 선수까지 포옹하며 끝판 대장의 마지막을 예우했다.

오승환은 3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KIA와 홈 경기에서 5 대 0으로 앞선 9회초 등판했다. KBO 역대 최다 427세이브를 올릴 만큼 숱하게 맞았던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다.

그러나 경기장에는 오승환의 익숙한 등장곡인 '라젠카 세이브 어스'가 웅장하게 울려 퍼졌다. 8회부터 몸을 푼 오승환은 담장 밖 불펜에서 힘차게 뛰어 나왔고, 돌부처의 마지막 등판에 팬들은 박수로 열렬히 환영했다.

오승환은 마운드에 직접 오른 박진만 감독으로부터 공을 받았다. 마운드에 서서 모자를 벗고 박수와 함성을 보낸 팬들을 향해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그러자 KIA에서는 경기 전 이범호 감독의 공언 대로 오승환과 절친한 1년 후배 최형우를 대타로 냈다. 2005년 오승환은 입단하자마자 신인왕을 거머쥐며 단숨에 마무리를 꿰찼고, 최형우는 2008년부터 주전으로 도약해 삼성의 전성기를 함께 이끌었다.

최형우는 1살 선배 오승환에게 헬멧을 벗어 예우를 갖췄다. 오승환은 초구 시속 142km 돌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았고, 역시 141km 돌직구로 파울을 이끌어냈다. 3구째 135km 포크볼로 파울을 유도한 오승환은 138km 포크볼로 최형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오승환은 마운드 쪽으로 올라온 최형우와 포옹과 함께 진한 정을 나눴다.

 
은퇴 경기 등판을 마친 오승환이 포수 강민호와 포옹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강판에 앞서 오승환은 눈물을 흘리는 포수 강민호도 끌어 안았다. 지명 타자로 벤치에 있던 주장 구자욱, 1루수 디아즈 등 선수들을 안아주며 마지막 등판을 마무리했다.

관중은 오승환을 연호하며 기립 박수를 쳤고, 선수들이 도열한 가운데 오승환은 등장곡에 맞춰 퇴장했다. 관중석에 앉아 오승환을 응원한 추신수, 이대호, 정근우, 김태균 등 1982년생 동기들도 기립해 박수를 보냈다.

이미 경기 전부터 오승환은 진한 감동을 팬들에게 안겼다. 아내 김지혜 씨와 30개월 아들 서준 군과 시구 행사를 진행한 것.

3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KIA와 삼성의 경기. 이날 은퇴식을 하는 삼성의 오승환이 아들 오서준의 시구를 받은 뒤 함께 승리 퍼포먼스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씨는 자랑스러운 남편의 은퇴에 "어떤 결과에도 자리를 지켜준 여러분들 덕분에 남편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며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후 서준 군이 홈 플레이트 앞에서 시구했고, 오승환이 시포자로 공을 받았다.

특히 서준 군은 시구 뒤 아빠에게 달려가 부자가 함께 오승환의 시그니처 포즈인 하늘로 검지 손가락을 가리키는 '끝판왕' 세리머니를 펼쳤다. 일부 팬들은 눈물을 훔치며 감격스럽게 부자의 세리머니를 지켜봤다.

경기 후 은퇴식에서 오승환은 최준석, 이동현, 채병용 등 1982년생 동기들을 껴안으며 축하를 받았다. 이후 팬들과 흥겹고 감동적인 은퇴 행사에서 제2의 인생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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