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트럼프 행정부 反이민정책에 "비인간적" 비판

연합뉴스

레오 14세 교황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 정책을 겨냥해 "비인간적"이라고 공개 비판했다.
 
교황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로마 인근 카스텔 간돌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낙태에 반대하면서도 미국 내 이민자들에 대한 비인간적인 대우를 지지하는 것이 과연 생명을 존중하는 태도인지 의문"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이 발언은 미국 시카고 대교구가 민주당 소속 딕 더빈 상원의원(일리노이주)에게 이민 정책 기여를 인정해 '평생 공로상'을 수여하기로 한 결정을 두고 나온 것이다. 그러나 더빈 의원이 낙태권 옹호론자라는 점에서 미국 가톨릭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반발이 확산됐다.

교황은 이에 대해 "더빈 의원의 40년 의정 활동 전체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결정 과정의 어려움과 긴장을 이해한다. 과거에도 밝혔듯 교회의 가르침과 관련된 여러 사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이터 통신은 교황이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을 놓고 즉위 이후 가장 강한 어조를 사용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5월 프란치스코 교황 뒤를 이어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그는 전임자와 달리 비교적 절제된 언행을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발언이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백악관은 즉각 반박했다. 애비게일 잭슨 부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범죄를 저지른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고 있다"고 밝혔다.
 
교황은 더빈 의원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누구도 완벽한 해답을 갖고 있지 않다"며 "상호 존중 속에 함께 나아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더빈 의원은 같은 날 시카고 대교구 측에 '평생 공로상'을 정중히 고사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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