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스칼렛 요한슨'이라 불리는 신예 여배우 틸리 노우드의 등장의 할리우드가 발칵 뒤집혔다. 이 배우가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AI)으로 만들어진 가상의 인물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배우 겸 프로듀서 엘린 판데르 펠덴이 설립한 AI 제작사 파티클6 산하 스튜디오 시코이아(Xicoia)가 만든 AI 배우 틸리 노우드가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노우드는 지난달 27일 스위스 취리히 영화제 부대행사 '취리히 서밋'을 통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 자리에서 펠덴은 많은 에이전시가 노우드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조만간 정식 계약 관련해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가디언은 "노우드는 차세대 스칼렛 요한슨으로 거론되고 있다"며 "여러 스튜디오에서 노우드와 함께 작업하기를 원하고 있다. 심지어 연예 기획사까지 줄을 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우드는 이미 지난 5월부터 SNS로 가상의 일상을 공유하는 등 대중과 소통해왔다. 최근에는 할리우드 제작사의 작품 출연을 검토하는 등 공식적인 활동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AI 가상 배우가 본격적인 활동을 예고하자 할리우드에서는 거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할리우드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은 성명을 내고 "틸리 노우드는 배우가 아니다"며 "수없이 많은 전문 연기자의 작업 결과물을 습득한 컴퓨터 프로그램이 생산해낸 캐릭터"라고 비판했다.
SAG-AFTRA는 지난 2023년 파업 당시 AI 활용에 관한 새로운 규칙을 요구해 이를 확립한 바 있다.
SAG-AFTRA는 "배우들의 연기를 훔쳐 이들을 실직 상태로 만들고 공연자들의 생계를 위협하며 인간의 예술성을 훼손하는 문제를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화 '오펜하이머' 등에 출연한 에밀리 블런트는 노우드에 대해 "너무 무섭다"며 "우리의 인간적인 연결을 빼앗지 말라"고 말했다.
영화 '스크림'에 출연했던 멜리사 바레라도 SNS를 통해 통해 "AI 배우를 맡게 될 에이전시에 소속된 배우들은 그 회사를 떠나길 바란다. 너무 역겹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논란이 불거지자 펠덴은 "AI 배우는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창작 방식"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노우드의 SNS를 통해 "AI는 인간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애니메이션, 인형극, 컴퓨터 그래픽 이미지와 같은 새로운 도구"라며 "AI 캐릭터가 실제 배우의 비교 대상이 되는 것보다 그 자체가 하나의 장르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