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일 재외동포들을 향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주권을 쉽게 행사할 수 있는 조치를 최대한 신속하게 강구하겠다"며 재외국민 투표 방법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제19회 세계 한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비행기 타고 3시간 가서 투표했다', '1박2일 투표 신청하고 투표하느라 엄청 돈이 들었다' 하는 얘기가 아름답긴 하지만 조치를 강구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인력 부족으로 몇 개 도시, 어쩌면 몇 개 나라를 합쳐 투표소를 하나 만들어 놓으면 투표를 하라는 건지 약을 올리는 건지 (모르겠다)"고 꼬집으며 좌중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어 "이런 상황을 해결하려면 많은 인력과 예산이 필요한데 우편 투표 등의 가능한 방법을 도입하는 데 많은 논란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여러분이 대한민국 주권을 가진 주인인 만큼 힘을 모아 단단하게 뒷받침해주면 아주 빠른 시간 내에 제도 개혁이 가능하다"고 당부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남색과 붉은색이 교차한 넥타이를 매고 행사에 참석해 "이역만리 낯선 땅에서 120년 긴 세월 동안 조국을 마음에 품은 채 동포 사회를 일궈온 여러분들이야말로 대한민국의 눈부신 성취를 일궈낸 진정한 주역들"이라고 환영 인사를 건넸다.
행사에는 김경협 재외동포청장을 비롯해 대표 인사말을 맡은 고탁희 중국한인총연합회장 등 세계 각국의 한인회장과 재외동포 등 370여명이 참석했다. 세계 한인의 날은 10월 5일로, 2007년부터 법정기념일로 지정됐다.
이 대통령은 "빼앗긴 국민 주권을 되찾은 광복 80주년에 여러분과 한 자리에서 대한민국의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다는 사실에 무한한 기쁨과 영광을 느낀다"며 "세계 곳곳에서 부단한 노력으로 한국의 위상을 높여주시는 여러분들이 계셨기에 대한민국이 세계 10위 경제대국이자 문화 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모두는 대전환의 길목에서 새로운 도전이 몰아치는 격변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며 "5천만 국민과 세계 각지의 700만 동포가 하나로 마음을 모은다면 우리는 다시금 이 위기를 이겨내고 더 큰 도약을 확실하게 얻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재외동포들에 대한 지원책으로 재외 투표 환경 개선 외에도 재외동포 권익 보호와 안전 보장, 차세대 동포 지원 확대, 복수국적 제도 개선 등을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차세대 동포들이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잃지 않은 채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 문화, 네트워크 형성을 포함한 실질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동포사회 염원인 복수국적 연령 하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지혜 모아나갈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단순한 민원 처리를 넘어서서 현지 교민 여러분들의 대한민국을 향한 그 충심들이 제대로 조직되고 발휘될 수 있도록 영사 기능도 대폭 강화하고 재편하겠다"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