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에서 펼쳐지는 태평양의 예술과 정신 '오세아니아 특별전'

전남도립미술관 2026년 1월 4일까지

전남도립미술관 제공

전남도립미술관(관장 이지호)은 2일부터 2026년 1월 4일(일)까지 프랑스 케브랑리-자크시라크박물관(관장 에마뉘엘 카자레루)과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유홍준)이 공동 기획한 특별전 <마나 모아나-신성한 바다의 예술, 오세아니아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18세기부터 20세기에 제작된 오세아니아 유물을 중심으로, 태평양 섬들의 독창적 예술과 문화를 국내에 소개하는 뜻깊은 자리다.

케브랑리-자크시라크박물관은 대영박물관, 스미소니언,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함께 세계 4대 인류학·민속학 박물관으로 손꼽히며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지역의 문화유산 약 37만 점을 소장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적인 박물관의 주요 컬렉션이 전남도립미술관에서 소개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태평양을 향한 길목에 자리한 전남도립미술관은 단순히 해외 소장품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항해 전통과 지역성을 연결해 오세아니아 예술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전시 제목인 '마나 모아나(Mana Moana)'는 오세아니아인의 세계관을 응축한 말로, '마나'는 조상으로부터 이어받은 신성한 힘을, '모아나'는 모든 생명을 품는 바다를 뜻한다. 이는 바다를 경계가 아닌 연결의 길로 바라보게 하며 서로 다른 문화를 존중하고 공존하는 철학을 담고 있다.

카누 뱃머리 조각상, 응구주응구주. 전남도립미술관 제공

전시는 총 네 개의 주제로 구성된다. '물의 영토'에서는 항해술과 카누, 신화를 통해 바다에 대한 오세아니아인의 인식을 보여주고, '삶이 깃든 터전'에서는 멜라네시아 유물을 통해 조상 숭배와 의례, 공동체의 세계관을 탐구한다. 이어 '세대를 잇는 시간'에서는 폴리네시아의 신화와 금기(타푸), 마나 개념을 통해 세대 간 기억과 전승을 조명하며, '섬, 그리고 사람들'에서는 자개·깃털·고래 이빨로 만든 장신구를 통해 인간과 자연, 공동체의 관계를 살핀다.

이지호 관장은 "섬은 삶을 지탱하는 터전이자 신성과 예술의 근원이었으며, 그 속에 담긴 항해와 의례의 정신은 오늘날에도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전해준다"며 "이번 전시가 단순한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오늘과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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