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전략 광물인 희토류의 수출 통제를 강화한다. 이달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릴 미국과의 회담을 앞두고 협상력을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중국 상무부는 9일 "국가 안보와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희토류 관련 기술과 기타 품목에 대한 수출관리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희토류 채굴과 제련·분리, 2차 자원 재활용 기술 등은 중국 당국의 허가 없이는 수출이 금지된다.
상무부는 "이번 공고에서 언급한 희토류와 제련·분리, 2차 자원의 의미와 범위는 중국의 희토류 관리 조례 규정에 따른다"며 "물자들을 해외에 수출하려면 중국 상무부가 발급한 이중용도 물자 수출 허가증을 받아야 한다"고 공지했다. 또 "중국이 원산지인 희토류의 채굴과 제련·분리, 자성 재료 제조, 2차 자원 재활용 기술을 사용해 해외에서 생산된 경우에도 수출이 통제된다"고 설명했다.
희토류는 휴대전화·자동차·첨단 무기 등 제품 제조에 필수적인 금속 원소로 중국이 세계 최대 생산국이다. 정제·가공 분야에서는 90% 이상이 중국을 거쳐야 할 정도로 중국 기술력에 의존도가 높다.
앞서 중국은 미국의 대중 관세 부과에 대응해 지난 4월 희토류 17종 가운데 7종에 대한 대미 수출 통제를 시행했다. 수출 통제 직후인 5월 미국 포드사가 시카고 공장을 일주일 동안 폐쇄하는 등 미국 산업이 즉각적인 타격을 입었다. APEC 정상회의 때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이 다시 한번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하면서 양국 간 갈등도 재점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국은 이번 조치가 우회 수출을 막기 위해 종전 수출 통제를 강화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홈페이지 입장문에서 "희토류 품목은 군용·민간용의 이중용도 성격을 갖고 있고, 수출 통제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방식"이라며 "올해 4월 중국 조직·개인에 대한 희토류 물자 수출 통제를 실시했고, 희토류 기술 역시 이미 2001년에 수출 통제 기술 리스트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어 "한동안 일부 해외 조직·개인이 중국산 희토류 통제 물자를 조직과 개인에게 제공했고, 이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중국의 국가 안보·이익에 중대한 손해와 잠재적 위협을 만들었다"며 "중국은 다자·양자 대화로 각국과 소통·협력을 강화하고 합법적 무역을 촉진해 글로벌 산업망·공급망의 안전과 안정을 보장할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