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별거사)이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의 매관매직 의혹과 관련해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의 배우자이자 정진기 언론문화재단 이사장인 정모씨를 오는 17일 소환했다.
김형근 특검보는 10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의 귀금속 공여 의혹 사건과 관련해 정진기 언론문화재단 이사장 정모씨에 대해 다음주 금요일 오전 10시에 소환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정씨가 김건희씨,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모두와 친분이 있는 만큼 이 전 위원장의 '매관매직' 의혹과 관련해 양측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하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정씨의 주거지 및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이 전 위원장에 대해선 13일 오전 10시에 소환을 통보한 상태다. 하지만 이 전 위원장은 변호인을 통해 해당 일자에 출석하기 어렵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특검은 이 전 위원장 측이 불출석사유서를 아직 제출하지 않은 만큼 13일까지 일단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이 전 위원장도 현재까지는 참고인 신분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씨가 금거북이 등을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22년 3월쯤 김건희씨 측에 전달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영장에는 금거북이가 5돈으로 명시됐다. 금 5돈은 현재 시세로 약 400만 원 정도다. 이씨는 2022년 9월 초대 국가교육위원장에 임명됐다. 특검은 금거북이 등을 교부한 사실과 공직 임명의 연관성 등을 규명할 방침이다.
특검은 또 이날 통일교 한학자 총재와 비서실장 정모씨를 기소했다. 앞서 구속 기소된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에 대해서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업무상 횡령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윤씨의 배우자도 업무상 횡령 혐의로 한 총재의 공범으로 함께 기소됐다.
한 총재와 정씨는 윤씨와 공모해 2022년 1월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교부한 혐의를 받는다. 또한 2022년 3~4월쯤 통일교 자금 약 1억 4천만원을 국민의힘 의원 등에게 쪼개기 후원한 혐의도 받는다.
이들은 업무상 횡령 및 특경법 위반(횡령) 등 혐의도 받고 있다. 구체적으로 권성동 의원에 제공한 정치자금 1억원, 국민의힘 후원금 명목으로 2억1천만원, 김씨에게 제공한 금품 구매대금 8200만원을 교단 자금으로 충당하고 2021~2024년 통일교 산하 기관의 자금 1억1천만원을 사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2022년 7월에 김씨에게 고가 목걸이와 샤넬백을 건네며 교단 현안을 청탁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도 공소장에 포함됐다. 같은 해 4월에도 샤넬백을 건넸으나 당시 김씨는 공무원 배우자의 신분이 아니었기 때문에 청탁금지법이 적용되지 않았다.
이들은 또 자신들의 카지노 원정도박과 관련한 수사 정보를 취득하고 윤씨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교사)와 교단 자금으로 2022년 7월쯤 한 아시아 국가 국회의원에게 선거자금 10만 달러를, 아프리카 국가 대통령 소속 정당에 선거자금 50만 달러를 각각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피고인들에 대한 정당법 위반 혐의 등 나머지 특검법상 수사대상 사건 및 관련 공범에 대하여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의 수사를 받던 중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양평군 면장 A씨에 대해 특검은 지난 2일 한 차례 조사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다만, A씨에 대해선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가 진행된 적은 없었다고 했다.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은 김씨의 어머니 최은순씨의 가족회사 ESI&D가 양평 공흥지구에 아파트 개발사업을 하면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다. 특검은 김씨 일가의 가족기업 이에스아이앤디가 2011~2016년 진행한 공흥지구 개발사업 과정에서 김 의원이 특혜를 줬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