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 범죄 조직에 납치됐다 숨진 대학생이 걷지도 못할 정도로 맞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경찰은 현지 '코리안 데스크' 설치 등 총력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13일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실에 따르면 8월 9일 캄보디아 깜폿주 보코산 인근에서 범죄 조직에 감금됐다 구조된 A씨는 사망한 대학생 B씨(22)와 같은 장소에 감금돼 있었다고 진술했다.
B씨는 지난 7월 17일 가족에게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며 캄보디아로 출국했다가 3주 뒤 현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구조 작전 하루 전인 8월 8일 캄폿주 캄퐁베이 인근 차량 안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으며 사망 원인은 '고문으로 인한 극심한 통증'이라고 전해졌다.
A씨는 박 의원실에 'B씨가 너무 많이 맞아서 걷지도, 숨도 못 쉬는 상태였다. 보코산 근처 병원으로 가는 길에 차 안에서 사망했다고 들었다'고 증언했다.
또 지난 2일에도 캄보디아에서 고문과 감금을 당하며 범죄에 가담했던 한국인 2명이 박 의원실의 도움으로 구조됐다. 구조된 한 남성은 IT 관련 업무를 하면 월 800만 원에서 1500만 원의 고수익을 보장하고 1인 1실 호텔 숙소와 식사를 제공한다는 온라인 구인 글을 보고 캄보디아로 향했다.
하지만 해당 회사는 보이스피싱 범죄단지(웬치)였고 그는 범죄에 가담하지 않으면 고문을 하겠다는 협박을 받았다. 그는 범행을 거부하자 다른 범죄 단지로 끌려가 폭행을 당했으며 감금된 상태로 범죄 가담 강요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된 두 남성은 현재 캄보디아 경찰의 조사를 받으며 귀국을 준비 중이다.
최근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상 범죄가 잇따르자 경찰은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강화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경찰청은 오는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캄보디아 경찰과 양자회담을 열고 코리안 데스크 설치를 위한 업무협약(MOU) 체결과 경찰관 파견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 경찰청은 지난 7월 발족한 '캄보디아 범죄피해 공동대응팀'을 확대 운영하고, 외교부와 행정안전부 등 관계 부처와 협력해 한국인 대상 범죄가 빈발하고 있는 지역에 경찰 영사를 확대 배치할 계획이다. 경찰청에 국제공조 수사를 위한 인력 30명도 보강하기로 했다.
경찰과 국과수는 이달 중으로 캄보디아를 방문해 최근 사망한 20대 대학생 B씨의 시신 부검을 캄보디아 당국과 협의 하에 추진할 계획이다.
경찰청 국제협력관은 이날(13일) 오후 2시 중국 및 동남아시아 지역의 경찰 영사 등 15명과 긴급 화상회의를 개최해 현재 상황을 공유하고, 각국의 상황 점검 및 현지 경찰과의 협조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이어 오후 3시에는 유재성 경찰청장이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상 범죄 대응 및 국제공조 강화 방안 회의를 주재한다. 경찰청은 국가수사본부장의 캄보디아 방문도 추진하고 있다.
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상 범죄로부터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경찰의 국제공조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