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노컷뉴스가 단독보도한 근무시간 음주소동과 사법거래 의혹 등을 받는 제주지방법원 부장판사들이 결국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들의 비위행위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첫날부터 강한 질타를 받았다.
13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2025년도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참고인 추가 출석요구 및 철회의 건'을 보면 10명이 증인으로, 3명이 참고인으로 추가 신청됐다. 특히 제주지법 부장판사 3명이 추가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올해 초 다른 지역으로 전출 간 A 부장판사는 룸살롱 접대 의혹 등으로 오는 20~21일 이틀 간 국감 출석을 통보받았다. 근무시간 음주소동 등 논란에 휩싸인 나머지 부장판사 2명은 21일 출석 대상에 올랐다.
지방법원 판사들이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건 이례적이다. 통상 법원 내부 사안은 사법부 자율에 맡겨져 국회 차원의 소환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국회가 이번에 제기된 의혹들을 국민적 신뢰를 훼손한 중대 사안이라고 판단해 예외적으로 직접 소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귀연 부장판사 등 사법부 주요 증인들이 삼권분립 위반 등을 이유로 불출석 입장을 밝혀 제주지법 부장판사들 역시 같은 이유로 출석을 거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법사위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증인·참고인 추가 출석요구안을 상정해 표결에 부쳤고, 재석 의원 16명 중 10명이 찬성해 여당 주도로 가결됐다.
이날 오전 대법원 등을 상대로 열린 법사위 첫 국감에서는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질의하는 과정에서 제주지법 부장판사들의 비위행위가 공개적으로 언급됐다.
이날 조 대법원장은 인사말만 하고 증인으로서 질의응답에는 응하지 않았으나 이석이 불허돼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조 대법원장을 향해 질의하다 제주지법 부장판사들의 비위행위를 강하게 질타했다.
서 의원은 "제주 판사들이 이야기한 내용을 알려드리겠다. 사법거래, 룸살롱 접대 의혹"이라며 관련 SNS 내용을 영상으로 띄운 뒤 "판사한테 변호사가 애기 나오는 집 보러 가잔다. 이런 사법부는 됩니까, 국민 여러분"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저는 조희대 대법원장이 잘 서야 대한민국의 법원이 잘 선다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저기 나왔다. 애기 보러갈까. 애기가 어디 나오는 이름인가. 저 판사를 그대로 두나"라고 호통쳤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과 조국혁신당 조국 비대위원장 등도 해당 의혹을 공개 비판한 바 있는데 국감에서 관련 내용이 다시 언급되며 논란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앞서 CBS 노컷뉴스는 지난해 6월 28일 제주지법 부장판사들이 근무시간에 술을 마신 뒤 노래방 업주와 시비가 붙어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고 단독보도했다. 법원의 위신을 크게 훼손했음에도 법원장 경고로 마무리된 사실도 다뤘다. 이후 이들 가운데 A 부장판사가 변호사로부터 룸살롱 접대를 받은 정황까지 드러나 파장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