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울어야 나라가 살죠"…'아이 울음 양해' 편지에 축하 답글

"애가 시도때도 없이 울어 양해부탁"
엘베에 붙은 손편지에 축하 메모 쇄도
일부 주민은 선물도…"아직은 살만한 세상"

 
한 부부가 붙인 아기 울음소리 양해 부탁 손편지에 수많은 응원의 글이 달렸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 아파트 단지의 엘리베이터에 한 부부가 아이 울음소리에 대한 양해를 구하는 손편지를 붙이자, 주민들이 편지에 줄줄이 축하와 응원의 메모를 남기면서 훈훈함을 전하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느 아파트의 따뜻한 축하'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에는 엘리베이터 벽면에 붙은 손편지 한 장과, 그 주변에 빼곡이 적힌 이웃들의 손글씨 메모가 담겨 있었다.

해당 아파트 1803호에 거주한다는 한 부부는 손편지를 통해 "지난 9월 12일, 선물처럼 아기 천사가 태어났다"며 "저희 부부의 의사와 상관없이 아기가 시도 때도 없이 울곤 한다"고 전했다. 이어 아기와 함께 생활하며 '인생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온몸으로 체감 중이라고 털어놨다.

부부는 "이른 아침이나 늦은 시간에 혹 시끄럽더라도 너른 마음으로 이해해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다"는 말과 함께 "미리 죄송하다. 한 분 한 분 직접 찾아뵙고 인사드려야 마땅하나 그러지 못하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며 정중한 사과의 말을 전했다. 마지막에는 "사랑으로 지혜롭고, 현명하게 키우겠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시길 바란다"는 따뜻한 인사로 마무리했다.

이 부부의 마음이 담긴 편지에 이웃들도 펜을 들어 편지 여백에 빼곡한 축하와 응원의 답장을 남겼다.

편지는 "고되지만 행복한 여정이 시작되었네요. 세 분의 행복을 기원합니다", "아가가 울어야 나라가 삽니다", "우리 모두 울면서 자랐으니 괜찮다" 등의 다정한 메시지로 가득찼다. 이어 "17층 사람인데 괜찮다. 아가가 잘 크길 바라고 축하한다"는 아래층 이웃의 글도 눈길을 끌었다.  

한 이웃의 "공주님인가요, 왕자님인가요?"라는 질문에 부부가 "공주님입니다"라고 답하자 "공주님 마음껏 우세요"라는 재치 있는 답장이 달리며 미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편지 한켠에는 "약과 잘 먹겠습니다"라는 부부의 손글씨가 더해져, 주민들이 전한 작은 선물의 온기도 전해져 훈훈함을 더했다.

이를 본 네티즌은 요즘 대부분의 아파트 단지에는 '담배 피지 마세요', '뛰지 마세요', '음식물 버릴 때 조심하세요' 같은 경고문만 도배 되어 있는데 이 아파트의 글에서 따뜻함을 느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평범하고, 일상적인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마저 사라진 세상에서 이렇게 마음이 오가는 모습이 얼마나 반가운지 모르겠다며 축하의 글로 가득 채워진 편지를 보니 아직 세상은 살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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