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박진만 살렸다' 아기 사자들, 준PO 최대 승부처 배짱투…SSG는 최고 마무리 못 쓰고 씁쓸한 패배

SSG와 준PO 승리의 주역 삼성 좌완 신인 배찬승. 연합뉴스

올 시즌 프로야구 정규 리그 3위 SSG를 꺾고 플레이오프(PO) 진출을 이룬 4위 삼성. 상위팀을 상대로 리버스를 달성하며 가을 야구 기세를 이었다.

삼성은 1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SSG와 준PO 4차전에서 5 대 2 승리를 따냈다. 준PO를 3승 1패로 마치며 2위 한화와 PO를 치르게 됐다.

이날 삼성은 외국인 선수들의 존재감이 빛났다. 선발 아리엘 후라도는 7이닝 9탈삼진 2피안타 2사사구 무실점 역투로 승리의 발판을 놨다. 4번 타자 르윈 디아즈는 8회 결승 2점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이날의 숨은 공신은 삼성 영건들이었다. 삼성이 2 대 0으로 앞선 8회초 SSG의 거센 반격에 동점을 허용한 가운데 무사 3루의 위기에서 팀을 구한 19살 신인 배찬승(19), 21살의 이호성이다.

삼성은 후라도 이후 8회초 베테랑 우완 김태훈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러나 김태훈은 정준재를 볼넷으로 내보냈고, 마운드에서 삐끗해 종아리 통증을 호소해 교체됐다. 이어 등판한 우완 이승현은 대타 오태곤에게 중전 안타, 박성한에게 좌중간 2타점 2루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이 과정에서 홈 송구가 빠져 삼성으로선 설상가상으로 무사 3루가 됐다. 역전을 허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 분위기가 자칫 5차전까지 가는 방향으로 흐를 수 있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좌완 배찬승이 힘을 냈다. 배찬승은 SSG 외인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를 시속 151km 몸쪽 높은 속구로 윽박질러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는 배짱을 보였다. 최정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냈지만 배찬승은 후속 한유섬을 날카롭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역시 헛스윙 삼진을 유도하며 임무를 완수했다.

삼성 이호성이 고명준을 뜬공으로 잡고 주먹을 불끈 쥐는 모습. 삼성


이어 우완 이호성이 등판해 힘이 있는 우타자 고명준과 맞붙었다. 고명준은 준PO 3경기 연속 홈런을 날려 감각이 최고조에 올라 있던 상황. 고명준은 좌선상 파울이 되긴 했지만 이호성의 초구를 받아쳐 홈런성 타구를 날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호성은 침착하게 바깥쪽 슬라이더로 고명준의 스윙을 유도해 좌익수 뜬공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역전 위기를 넘긴 삼성은 곧바로 8회말 대반격에 성공하며 대업을 이룰 수 있었다. 2사에서 구자욱이 SSG 필승조 이로운에게 볼넷을 골라내 기회를 만들었고, 디아즈가 체인지업을 공략해 극적인 2점 결승 홈런을 날렸다. 이어 이재현도 이로운에게 좌월 1점 쐐기 홈런을 뽑아내 PO 진출을 자축했다.

경기 후 삼성 박진만 감독은 "배찬승과 이호성이 팀은 물론 나를 살려줬다"고 기뻐했다. 올해가 계약 마지막 해인 박 감독으로서는 PO 이상의 성적을 내야 재계약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상황. 지난해 한국 시리즈 준우승을 거둔 데 이은 가을 야구 선전이 필요했다. 

사실 이번 준PO에서 SSG가 불펜의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됐다. SSG는 정규 리그에서 올해 최고 마무리로 꼽히는 30세이브(4위)의 조병현을 비롯해 홀드 1위(35개) 노경은, 3위(33개) 이로운 등을 앞세운 최강 불펜을 자랑했다. 불펜 평균자책점(ERA) 3.36으로 단연 1위였다. 정규 리그에서 SSG가 3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반면 삼성은 불펜 ERA 4.48로 6위였다. 삼성이 준PO 원정 2차전에서 3 대 3으로 맞선 9회말 1선발인 아리엘 후라도를 투입한 것도 이런 배경이 깔렸을 터였다. 다만 후라도는 김성욱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았다.

올해 최고 마무리로 꼽히는 SSG 조병현.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삼성은 3, 4차전에서 불펜의 힘으로 SSG를 연파했다. 13일 3차전에서 선발 원태인이 6⅔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한 가운데 삼성 불펜은 승리를 지켰다. 물론 배찬승이 9회초 2점 홈런을 맞긴 했지만 앞서 2루수 양도근의 실책이 있었다.

앞서 이승현이 ⅔이닝 무실점, 김재윤이 9회 1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안겼다. 김재윤은 4차전에서도 3점 차 승리를 지켜내 연속 세이브를 따냈다. 1차전 5 대 2 승리까지 삼성의 3승에서 모두 뒷문을 책임졌다.

반면 SSG는 3, 4차전에서 이로운이 모두 실점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4차전 8회말 2사 1루에서 마무리 조병현이 등판하지 못한 상황이 뼈아팠다. 물론 동점 상황이긴 했지만 지면 끝인 SSG로서는 올해 가장 강력한 타자인 디아즈에 불펜 최고 투수가 맞붙지 못한 점은 두고두고 아쉬움을 곱씹을 장면이었다.

삼성은 오는 17일부터 정규 리그 2위 한화와 PO를 치른다. 준PO를 통해 영건들은 물론 불펜진이 엄청난 자신감을 얻으며 한화와 멋진 승부를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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