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씨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공판에서 누군가에게 수익의 40%를 나눠줘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김씨의 음성 녹취파일이 공개된 가운데, 증인으로 출석한 당시 증권사 직원은 "매일 같이 김씨에게 주식 관련 현황을 보고했다"고 증언했다.
'명태균 게이트'를 폭로한 강혜경씨는 증인으로 출석해 명씨가 김씨에게 선거 여론조사 비용을 받으러 갔다가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약속받아 왔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15일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씨의 2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오전에는 김씨의 미래에셋증권 계좌 4개를 관리했던 전 증권사 직원 박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박씨는 도이치모터스 거래가 있었던 지난 2010년을 전후해 김씨에게 거의 매일 주식 잔고 및 매매 현황을 보고했다고 증언했다.
이 기간 김씨와 박씨가 나눴던 통화 녹취들도 법정에서 재생됐다. 2010년 11월 통화에서 김씨는 박씨에게 "거기서 내가 40% 주기로 했어, 거기서 달라는 돈이 2억7천이에요"라고 말했다. 누군가와 이익을 나눠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되는 발언이다.
또 다른 녹취에서 김씨는 "저쪽, 사이버 쪽 하는 사람들이 이게 다 되잖아. 어느 증권 사고팔고 다 알더라고"라고 말해 이익을 공유하는 대상으로 추정되는 대상에 대해 언급했다. 특검팀은 박씨가 검찰 조사 과정에서 김씨가 언급한 '사이버 쪽 사람들'을 외부 작전 세력으로 생각된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명태균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던 여론조사업체에서 회계책임자 등을 맡았던 강혜경씨도 이날 오후 증인으로 출석했다. 강씨는 특검팀이 '명씨가 선거 관련 여론조사 비용을 피고인 김건희에게 받아올 테니 정리해 달라고 요청했느냐'고 묻자 "네"라고 답변했다.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해 준 대가가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이냐는 특검팀 질문에도 같은 답변을 했다.
강씨는 공표 전 여론조사 결과를 김씨에게 미리 제공했고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유리하도록 유·무선 반영 비율을 조정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김씨는 2010년 10월~2012년 12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과 공모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 8억1천만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등으로 지난 8월 29일 구속기소됐다.
2021년 6월~2022년 3월 윤 전 대통령과 공모해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합계 2억7천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공모해 2022년 4~7월 통일교 관계자로부터 교단 지원 관련 청탁을 받고 고가 목걸이 등 합계 8천만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