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과 수사 외압 등을 수사 중인 순직해병 특검이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된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처장 등 공수처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
정민영 순직해병 특검보는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오 처장 등은) 입건했기 때문에 조사가 필요하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일정을 조율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이 송창진 전 공수처 수사2부장을 위증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공수처가 접수한 이후 특검에 이첩하기 전까지 사건 처리와 관련해 담당 주임검사와 공수처장, 공수처 차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전날 공수처에 수사관들을 보내 수사기획관실과 운영지원담당관실, 사건관리담당관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기도 했다.
공수처에 대한 특검팀의 압수수색은 지난 8월을 포함해 모두 두 차례 이뤄졌다. 특검팀은 앞선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증거를 분석하던 중 공수처가 송 전 부장 고발건을 대검찰청에 통보하지 않는 등 위법 행위를 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장은 소속 검사의 범죄 혐의를 발견한 경우 관련 자료와 함께 이를 대검에 통보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특검팀은 오 처장을 비롯해 이 차장, 박 전 부장검사가 대검 미통보 과정에 책임이 있다고 있다.
앞서 송 전 부장은 지난해 국회에서 "해병대 수사 외압 건에 이종호 전 블랙인베스트 대표가 연루된 사실을 몰랐다"고 발언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 의해 위증 혐의로 고발당했다. 송 전 부장은 공수처 임용 이전에 이 전 대표의 변호인을 맡은 바 있다.
특검팀은 최근 순직해병 수사외압 의혹 수사를 맡았던 차정현 수사4부장검사와 이대환 수사3부장검사를 각각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한편 특검팀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도피 의혹과 관련해 장호진 전 국가안보실장을 이날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 중이다. 장 전 실장의 해병특검 출석은 이번이 처음으로 장 전 실장은 지난 8월 해당 의혹과 관련해 해병특검팀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아울러 특검팀은 해당 의혹과 관련해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소환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다. 정 특검보는 "박 전 장관 측에서 개인 사정을 얘기하며 바로 조사받으러 오기 어렵고 해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