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정감사장이 또다시 국회의원 두 사람의 감정 싸움장으로 바뀌었다. 두 의원의 추태에 우주 항공산업에 대한 감사는 뒷전이 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16일 오전부터 우주항공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를 열었다.
하지만 오전 국정감사는 약 20분 만에 파행됐다. 불과 이틀 전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동료의원의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하고, 폭언·욕설을 주고받는 등 추태를 부린 더불어민주당 김우영 의원과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이 이날 다시 충돌한 것이다.
앞서 지난 14일 김우영 의원은 박정훈 의원이 지난달 5일 오후 8시 37분 자신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는데, 해당 메시지에는 '에휴 이 찌질한 놈아'라고 적혀 있었다.
이를 공개한 김 의원은 "저 사람과 과방위에서 상임위 활동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은 박 의원의 휴대전화 번호를 그대로 공개했다.
박정훈 의원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당시 해당 메시지를 보낸 이유는 김 의원이 이미 고인이 된 자신의 장인을 언급하며 공격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메시지를 보내기 사흘 전인 지난달 2일에는 김 의원이 자신의 멱살까지 잡았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의 장인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12∙12 군사 쿠데타에 가담한 차규헌 전 교통부 장관이다.
이런 일로 이미 폭언과 욕설을 주고받은 두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장에서도 감정싸움을 벌였다.
박 의원은 국정감사 시작과 함께 "제가 동료의원에게 욕설한 것은 사과드린다. 다만 김 의원에겐 전혀 미안한 마음이 없다"고 했다.
장내는 이내 다시 고성이 나왔고, 결국 오전 국정감사는 파행됐다. 우주항공청 등 기관은 이들의 싸움을 지켜봐야 했다.
그렇게 오후 2시, 다시 국정감사가 재개됐지만 김 의원과 박 의원은 이번엔 욕설 문자를 보냈느니, 말았느니 진실공방을 벌였다.
박 의원은 "저는 (찌질한) 놈이라고 했고, (김 의원이) XX로 답장이 와서 화가 났다"고 말했다. 반면 김 의원은 박 의원에게 메시지를 보낸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자 박 의원은 "(김 의원으로부터) 찌질하다고 답이 왔기 때문에 제가 '그 단어는 너한테만 어울려, 거울을 봐. 창의력 없는 놈아'라고 보냈다"며 "김 의원이 답장을 안 보냈으면 제가 이런 답장을 보냈겠는가"라고 김 의원에 대한 사과를 거부했다.
이를 지켜보던 민주당 최민희 과방위원장도 고성을 내질렀다. 최 위원장은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이건 해결이 안 된다"고 했다. 나머지 여야 의원들도 고성을 주고 받으며 싸움에 동참했다.
그러자 최 위원장은 돌연 취재진이 없는 비공개 상태로 회의를 진행하겠다며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