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이 대한민국을 '아시아 태평양 AI 수도'라고 표현했습니다. 글로벌 협력에 대한 가장 최선의 표현이었던 것 같아요."
차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가진 CBS노컷뉴스 인터뷰에서 지난 9월 유엔총회 기간 성사된 한국 정부와 블랙록 간 AI 투자 업무협약(MOU)을 이렇게 회상했다. 블랙록은 우리나라 GDP의 약 여섯 배에 달하는 1경 9300조 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다.
래리 핑크 회장이 이재명 대통령이라는, 최고 의사결정권자들이 한 테이블에 앉은 자리에서 약속한 업무 협약은 향후 실행 가능성 면에서 기존의 어떤 MOU 보다 강력하다는 게 차 의원의 설명이다.
이같은 결론에 이르기까지 차 의원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잠까지 번갈아 자는 '긴장감 속의 밤'을 보냈다고 한다. 래리 핑크 회장과 이 대통령의 만남을 단순한 외교 이벤트가 아닌, 한국이 'AI 수도'로 도약할 분기점으로 봤기 때문이다. 머리가 빠지고 이가 흔들릴 정도였지만 세계최대 자산운용사의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한 대한민국의 비전을 세우는 데 골몰했다. 한국이 세계 최고의 제조업·메모리 반도체 강국으로서 속도 면에서도 경쟁력을 가졌다는 점, 이를 통해 아시아·태평양에서 AI 전환기의 수요를 공급하겠다는 것을 명확히 전달했다.
차 의원은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을 "AI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으로 요약했다. AI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는 인공지능 학습과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초대형 연산 인프라로, AI 생태계의 운영 허브라는 의미에서 'AI공장'이라고 불린다.
차 의원은 또 블랙록의 초기 투자 규모에 대해서도 업계 예상치인 5~10조 원보다 훨씬 큰 규모로 진행될 것이라며 "10조 원 이상"을 기대했다. 초기 투자 금액과 분야는 가을 정도에는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투자 금액을 감안하면 상당한 속도다. 차 의원은 "블랙록은 세계 자본을 연결하는 플랫폼"이라며 "한국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AI 허브로 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