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들어온다, 부산!" 제106회 전국체전 개회식 성황리 열려

전국체육대회, 25년 만에 부산서 열려
박칼린 총감독 맡은 개회식…'종합예술쇼'
부산항 터미널 구현한 무대서 뮤지컬 선보여
이재명 대통령 내외 참석…"부산 도약 적극 지원"

17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제106회 전국체육대회 개회식이 열렸다. 정혜린 기자

25년 만에 부산에서 열리는 전국체육대회가 17일 개회식을 열고 7일 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이날 열린 개회식은 부산의 정서와 역동성을 담은 '종합 예술쇼'로 펼쳐져 전국 선수단과 관람객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했다.
 
이날 오후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 앞. 전국 지자체와 공공기관 등이 마련한 홍보 부스마다 시민들이 다양한 체험을 즐기고 있다.
 
개회식 행사 시작이 다소 남은 시간이었지만 경기장 앞은 일찍부터 도착한 시민들로 북적였다. 어린 자녀의 손을 잡고 온 가족부터 친구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까지 모두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부산 해운대구에 사는 유대식(73·남)씨는 "전국체육대회를 부산에서 한다는데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왔다. 개회식 볼 생각에 너무 설레고 옛날 생각도 많이 난다"며 "요즘 개회식은 화려한 볼거리가 많아서 기대가 크다. 다들 이번 행사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7일 오후 제106회 전국체육대회 개회식이 열린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앞에서 시민들이 마련된 체험을 즐기고 있다. 정혜린 기자
이날 오후 6시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글로벌 허브도시 부산에서 하나되는 대한민국'을 비전으로 제106회 전국체육대회 개회식이 열렸다.
 
개회식은 박칼린 총감독의 '역대급 그라운드쇼'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부산의 정서와 역동성을 고스란히 담아낸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구성됐다.
 
경기장 한 가운데에는 개회식 주제인 '배 들어온다, 부산!'에 맞춰 형형색색 컨테이너들로 부산항 터미널을 구현한 초대형 무대가 설치돼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하늘이 어두워지자 형광색 작업복을 맞춰 입은 출연진들이 역동적이면서도 절도 있는 움직임으로 부산항의 에너지를 전달했다.
17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제106회 전국체육대회 개회식이 열렸다. 정혜린 기자
본격적인 개회식 무대인 '쇼(show)1'에서는 뮤지컬 배우 최재림을 필두로 수많은 출연진들이 쏟아져 나와 부산 사람들의 꿈과 애환을 예술로 표현했다. 피난수도부터 영화의 도시까지 항구도시 부산의 역사와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무대가 펼쳐졌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의 배경음악으로 잘 알려진 노래 '풍문으로 들었소'가 흥겨운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켰고, 부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 '친구'의 배경음악으로 한 무대에서는 배우 김광규가 깜짝 등장해 큰 환호성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어 무대는 대한민국 대표 여름 피서지인 부산을 상징하는 해운대와 광안리 바닷가로 변신했다. 피서객으로 변한 출연진들은 노래 '다시 여기 바닷가'와 '부산바캉스'로 부산의 뜨거운 여름을 무대로 표현해 공연의 대미를 장식했다.
17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제106회 전국체육대회 개회식에서 동래학춤 무대가 펼쳐지고 있다. 정혜린 기자
이어 전국과 전세계에서 부산을 찾은 선수단이 뜨거운 환호를 받으며 입장했다. 선수단은 대한민국 최초 노래방인 부산 '로얄 전자 오락실'의 반주에 맞춰 흥겨운 모습으로 대회장에 들어섰다.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장관의 개회 선언으로 제106회 전국체육대회가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이날 개회식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대회를 계기로 글로벌 허브 도시 부산이 세계적인 스포츠 및 문화 도시로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정부도 부산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17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제106회 전국체육대회 개회식에서 성화대에 불이 점화되고 있다. 정혜린 기자
선수단과 심판단이 한 자리에 모인 뒤 더욱 뜨거워진 열기 속에 이어진 '쇼(show)2'에서는 개회식의 하이라이트인 성화 점화가 진행됐다.
 
먼저 부산 전통예술의 정수인 동래학춤을 통해 고요하면서도 힘 있는 춤사위로 성화를 맞이했다. 성화 최종 주자들의 점화 퍼포먼스가 이어진 뒤 점화와 함께 하늘을 수놓은 화려한 불꽃이 개회식의 분위기를 절정으로 끌어올리며 대회의 시작을 알렸다.

개회식의 대미를 장식하는 축하공연에는 밴드 데이브레이크와 가수 김태우가 무대에 올라 부산을 상징하는 응원가 '부산갈매기' 등을 부르며 현장의 열기를 더했다.

이번 전국체전은 50개 종목(정식 48, 시범 2)에 18개국 해외동포 선수단(1527명)을 포함한 전국 17개 시·도에서 2만 8791명(선수 1만 9418명, 임원 9373명)이 참가했다. 오는 23일까지 사격과 승마, 족구, 사이클 도로 등의 종목을 제외한 전 경기가 부산 전역 82곳에서 열전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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