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내란으로 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 안팎의 거센 비판에 직면하자 "더불어민주당도 곧 전직 대통령에 대한 면회를 할 순간이 올 텐데 그때 어떻게 할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여기서 '전직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돼 여당의 반발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는 20일 기자들과 만나 "이번 면회는 전당대회 기간 때부터 약속했던 것을 지킨 것이고, 저희 당 전직 대통령이었던 분에 대한 인간적 예의를 다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장 대표는 국정감사가 한창이던 지난 17일 오전 윤 전 대통령을 면회했다. 면회를 다녀온 다음 날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윤 전 대통령이 힘든 상황에서도 성경 말씀과 기도로 단단히 무장하고 계셨다. 우리도 하나로 뭉쳐 싸우자"는 글을 직접 올리면서 알려졌다.
한동안 윤석열 지지세력과 거리를 두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등 잠잠했던 장 대표가 돌연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하고 오자 당 내외를 가리지 않고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국민의힘 내에서도 '야당의 시간'이라고 하는 국정감사 기간에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해 중도층 표심을 잃게 됐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김재섭 의원은 "당대표로서 무책임하고 부적절한 처사였다"며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해명해 주길 바란다"고 했고, 정성국 의원은 "국민의힘을 나락을 빠뜨리는 데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대한민국 헌법질서를 뒤흔든 내란수괴 윤석열을 '자유의 수호자'로 포장하는 언행, 내란잔당의 망령이 부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회에서 규탄대회도 열었다.
논란이 커지자 장 대표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은 아침에 말한 것을 저녁에 뒤집어도 아무렇지도 않은 위대한 정치적 자산을 갖고 있다"며 "정치인은 약속을 지키는 것, 신의를 지키는 것이 생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덧붙인 말이 "민주당도 곧 전직 대통령에 대한 면회할 순간이 올 텐데 그때 민주당이 어떻게 할지 지켜보겠다"는 것이었다.
당내 비판에 대해서는 "당내에서 몇 분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 또한 당을 위한 마음이라 생각한다. 잘 살펴보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장동혁 감싸기'에 나섰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개인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전당대회 때 아마 장 대표가 수차례 약속했던 사안이라 조용히 다녀왔던 것 같다. 일반 면회로 잠깐 다녀온 것 같아서 저는 특별한 문제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그는 자신은 면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송 원내대표는 "저는 전당대회를 나간 적도 없고, 면회 가겠다고 약속한 적도 없다"라고 거리를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