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레오 14세가 가톨릭 성직자로부터 성학대를 당한 피해자들과 처음으로 만남을 가졌다.
로이터 통신은 20일(현지시간) '성직자 학대 종식(Ending Clergy Abuse)'이라는 이름의 국제 연합체가 레오 14세와 면담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 함께한 피해자 6명은 교황과 약 1시간 동안 만난 뒤 "중요한 대화의 순간"이었다는 소회를 전했다.
이날 만남은 교황청 산하 미성년자 보호위원회가 지난 16일 고위 주교들이 피해자 지원에 미온적이라는 취지로 비판한 보고서를 낸 지 며칠 만에 성사됐다.
면담에 참여한 캐나다 출신 피해자 젬마 히키는 "교황은 따뜻하게 우리의 말을 경청해줬다. 우리는 진실과 정의, 치유를 향해 함께 걸어갈 가교 구실을 하러 왔다고 말씀드렸다"고 언급했다.
우간다 출신의 피해자 자넷 아구티도 "회의를 마치고 희망을 안고 나왔다"며 "우리에겐 큰 진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단체의 공동 설립자이자 피해당사자인 마티아스 카치는 "교황이 이 문제들을 어떻게 가장 잘 해결할지 아직 고민하는 단계인 것 같다"며 "교황 한 마디로 모든 게 해결되던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앞서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취임 후 성직자의 교회 내 아동 성추행과 은폐 시도가 세계 곳곳에서 드러나자 아동 성범죄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밝혔다. 2014년에는 교황청 산하 미성년자 보호위원회를 설립하며 문제 해결의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