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김건희 받은 샤넬 가방·목걸이 확보…"사용감 있어"

건진법사 측, 김건희 특검에 임의 제출
그라프·샤넬 등 수천만원대 물품 실물 확보
수사 과정서 파악한 일련번호와 같아
김건희 측 "물품 제출 경위 소명 필요"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가 지난 8월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별검사)이 김건희씨가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수천만원대 명품 목걸이와 샤넬 가방 등 실물을 확보했다.

박상진 특검보는 22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특검은 최근 피고인 김건희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으로부터 청탁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와 관련한 해당 물건들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그라프사의 6천만원대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 구두 한 켤레, 샤넬 가방 세 개 등을 확보했다. 특검 관계자는 "물건이 파손돼 있지는 않지만 사용감은 확실히 있다"라며 "구두의 경우 밑창이나 끈, 가방은 대충 봐도 사용감이 있는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특검은 전날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변호인을 통해 해당 물품들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전씨 측이 제출한 물품들의 일련번호가 수사과정에서 파악한 것과 일치한다는 점도 확인했다. 이번에 확보한 물건은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가 2022년 4~7월 전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교단 현안을 청탁하면서 건넨 것으로 추정되는 물품이다.

특검은 전씨가 윤씨를 통해 해당 물품들을 전달받아 김건희씨의 수행비서 유모씨를 거쳐 김씨 측에 전달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특검은 실제로 물건들이 김씨에게 전달됐다고 볼만한 여러 정황들을 확보하고 있다고 한다. 전씨도 "유씨를 거쳐 김씨에게 전달됐다는 사실까지 확인했다"는 취지를 담은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전씨는 특검 출범에 앞서 검찰 수사 단계부터 기소 때까지 줄곧 혐의를 부인했다. "목걸이는 받자마자 잃어버렸고 샤넬 가방 2개는 각각 다른 제품으로 바꾼 뒤 잃어버렸다"는 취지로 진술했었다. 그러다 지난 14일 열린 첫 공판기일에 출석해서는 김건희씨 측에 금품을 전달한 사실이 있고 물건을 다시 돌려받았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단순 전달자에 불과한 자신의 알선수재 혐의는 무죄라고 주장했다.

이에 특검은 해당 내용과 관련해 전씨가 물품을 돌려받은 후 보관 중인지, 물품 제출 의사 등에 대해 재판부에 성명을 요청했다고 한다. 그에 대한 답변으로 전씨 측이 전날 의견서와 함께 실물을 특검에 임의로 제출한 것이다.

이에 대해 김씨 측 변호인은 "특검이 확보했다고 하는 물건들은 피고인이 교부·수령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것"이라면서 "특검으로의 제출 경위가 전혀 소명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공범으로 지목된 건진 측을 경유하여 특검에 유입된 정황이 명백하므로, 수집·제출 과정에서의 위법 또는 중간 회유·유도 가능성, 동일성 유지 여부를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고 반발했다.

특검 관계자는 "향후 관련 공판에서 추가 증인 신청을 포함해 물건의 전달, 반환 및 보관 경위를 명확히 규명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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