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보궐선거를 앞두고 비공표 여론조사를 제공한 의혹을 받고 있는 명태균씨가 서울시청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나와 "오세훈 시장이 울면서 부탁했다. 질질 짰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특별검사팀 조사를 앞두고 있는 만큼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말을 자제하겠다. 검찰에서 밝힐 것"이라고 답변을 거부했다.
오 시장은 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권칠승·이해식 의원이 잇따라 '명태균 게이트' 관련 경위를 캐묻자 "다음 달 8일 (김건희 특검에서) 대질 심문을 하게 된다. 답변을 자제할 수밖에 없다는 점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답했다.
명씨가 오 시장과의 만남 횟수와 당시 상황 등을 계속 말했지만, 오 시장은 특별한 답 없이 상황을 지켜봤다.
검찰은 오 시장이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에서 비공표 여론조사를 13차례 받아보고, 해당 비용 3300만 원을 자신의 오랜 후원자인 사업가에게 대납하게 했다는 의혹을 살펴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권칠승 의원이 "오 시장과 몇 번 만났느냐"고 묻자, 명씨는 "7번 만났다"고 답했다.
이해식 의원이 시간과 장소를 특정할 수 있느냐고 묻자 명씨는 "(2021년) 1월 20일은 송셰프라는 곳에서 만났고, 40~50분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22일은 (창원) 장복터널을 넘어가는 데 (오 시장 측에서) 전화가 왔다. '나경원이 이기는 여론조사가 나왔다'고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명씨 앞에서 오 시장이 운 적도 있느냐는 질문에는 "송셰프에서 질질 짰다"고 했다.
명씨는 "23일에도 (오 시장과) 만났고, 27일에는 청국장집에서 만났다"며 "30일 장어집에서 만났다. 조은희 의원도 만났다"고 했다. 명씨는 청국장집에서의 만남을 제외하고 모두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이 동석했다고 했다.
민주당은 '오 시장이 사업가에게 여론조사 비용 3300만 원을 대납하게 한 것이 맞느냐'라고 물었고, 명 씨는 "장복터널에서 나한테 전화가 오지 않았느냐. 자기(오세훈)가 다 얘기하지 않았느냐"고 답했다. 명씨는 오 시장이 자신에게 당선되면 서울 아파트 한 채도 주겠다고 말했다고도 했다.
명씨의 발언에도 오 시장은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오 시장은 "저 사람한테 도움 받은 것 없다"고 반박했고, 아파트에 대해서도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라"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