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대학 수시모집에서 과학기술원의 지원자수가 2022학년도 이후 최고를 기록한 반면, 의약학계열 학과 지원자는 최저를 기록했다. 학과 선호도가 의약학계열에서 이공계 쪽으로 다소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한국·울산·광주·대구경북 과학기술원 등 4개 과기원의 2026학년도 수시 지원자수가 2만 4423명으로 2022학년도(1만 3315명)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3학년도 1만 5443명, 2024학년도 1만 8630명, 2025학년도 2만 1029명으로 계속 늘었다.
2025학년도에 비해서는 16.1%(3394명)이 늘었다. 학교별로는 증가율은 대구경북과기원 23.4%(1172명), 울산과기원 20.6%(1354명), 광주과기원 12.8%(377명), 한국과기원 7.6%(491명) 순이었다.
경쟁률도 14.14대 1로 2022학년도(8.77대1) 이후 가장 높았다. 2023학년도 9.47대1, 2024학년도 10.93대1, 2025학년도 12.30대1로 계속 늘었다.
대구경북과기원이 27.85대1로 가장 높았고, 이어 울산과기원 17.03대1, 광주과기원 15.49대1, 한국과기원 8.47대1 순이었다.
2026학년도 연세대와 고려대 등 9개 대학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LG유플러스 등 대기업계약학과 수시 지원자수는 8892명으로 2025학년도(8631명)에 비해 3.0% 늘었다.
반면 의대(39개)와 치대(11개), 한의대(12개), 약대(37개), 수의대(10개) 등 의약학계열 학과 수시 지원자수는 11만 2364명으로 2022학년도(13만 8267명) 이후 가장 적었다. 2023학년도 12만 7840명, 2024학년 12만 3905명, 2025학년도 14만 3935명이었으며, 2025학년도에 비해 21.9%나 줄었다.
의대 지원자가 29.2% 줄어 감소율이 가장 높았고, 이어 수의대 20.7%, 약대 16.7%, 한의대 11.4%가 각각 줄었다. 치대만 0.5% 늘었다.
종로학원은 "2026학년도 의대 모집정원이 1500여명 감소된 점을 감안하더라도 수시 모집에서 의약학계열 학과의 지원자수가 동시에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반면 "과기원 지원자수는 2022학년도 이후 가장 많았고, 대기업 계약학과의 선호도도 올랐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4개 과기원의 중도탈락자는 2023년(267명)에 비해 9.0% 줄어든 243명으로 2020년(277명) 이후 가장 적었다. 2021년 259명, 2022년 268명, 2023년 267명이었다.
이에 비해 지난해 의약학계열 학과 중도탈락자는 1119명으로 2020년(382명) 이후 가장 많았다. 2021년 457명, 2022년 587명, 2023년 752명을 각각 기록했다.
서울대, 연세대, 가톨릭대, 울산대, 성균관대 등 주요 5개 의대의 지난해 중도탈락자는 16명으로 2020년(7명) 이후 가장 많았다. 2021년 4명, 2022년 8명, 2023년 13명이었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2026학년도 수시 지원 패턴으로 볼 때, 학과 선호도가 의약학계열에서 이공계 쪽으로 다소 이동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정시에서도 이러한 상황이 이어질 경우, 상위권 학생들의 무조건적인 의대 선호 현상은 다소 변화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최근 정부 이공계 집중육성정책 및 반도체, 인공지능(AI) 등의 경기 상황에 수험생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