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가을 야구를 이끌어온 필승 카드 문동주(22)도 결국 사람이었나. 삼성과 플레이오프(PO)에서 혼신의 역투를 펼쳤지만 그 여파 때문인지 처음으로 흔들린 모습을 보였다.
문동주는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LG와 한국 시리즈(KS) 1차전에 선발 등판해 1회만 2점을 내줬다. 운도 따르지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제구가 흔들리면서 실점했다.
1회말 문동주는 첫 타자 홍창기를 맞아 먼저 2스트라이크를 잡고도 승부구가 통하지 않아 7구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문동주는 삼성과 PO 1, 3차전 10이닝을 던지는 동안 삼진 10개를 잡았고, 볼넷은 1개뿐일 만큼 제구가 좋았다.
다음 타자 신민재를 상대하면서는 불운이 따랐다. 문동주는 초구 바깥쪽 속구로 빗맞은 땅볼을 유도했지만 느린 타구를 잡은 뒤 송구도 다소 늦었다. 발빠른 신민재가 공보다 먼저 1루를 밟았다. 비디오 판독에도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문동주는 LG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다는 오스틴 딘을 루킹 삼진으로 잡아내 한숨을 돌리는 듯했다. 그러나 김현수를 상대로 던진 3구째 포크볼이 포수 최재훈의 키를 넘어가는 폭투가 됐다. 그 사이 1사 2, 3루가 2, 3루로 바뀌었고, LG는 김현수의 느린 2루 땅볼로 손쉽게 선취점을 냈다.
2사 3루에서 문동주는 문보경에게 던진 3구째 시속 154km 속구가 가운데 높게 몰려 1타점 좌중간 2루타로 연결됐다. 1회 LG 타자 중에서 유일하게 잘 맞은 타구였다. 문동주는 후속 오지환을 3구 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 이닝을 마쳤다.
문동주는 PO 1차전에서 8-6으로 앞선 7회 등판해 2이닝 4탈삼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최고 구속 161.6km를 찍을 만큼 온 힘을 다했고, 포효했다. 3차전에도 문동주는 5-4로 앞선 6회말 등판해 4이닝 6탈삼진 2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하지만 가을 야구 첫 선발 등판한 이날은 다소 흔들렸다. 문동주는 PO 1차전 29개, 3차전 58개의 공을 던졌다. 정규 리그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가을 야구에서 피로가 쌓였을 법했다. 4일을 쉰 뒤 마운드에 오른 문동주는 살짝 흔들렸고, LG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기선을 제압했다.
문동주는 2, 3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안정을 찾았다. 4회말 무사 김현수에게, 1사에서 오지환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실점하지 않았다.
하지만 5회를 넘지 못했다. 문동주는 9번 타자 박해민에게 불의의 우월 1점 홈런을 맞았고, 1사에서 신민재에게 3루타를 내줬다. 여기에 오스틴의 땅볼을 잡은 3루수 노시환의 송구 실책으로 추가 실점했다.
결국 문동주는 마운드를 좌완 김범수에게 넘기고 내려왔다. 다행히 김범수는 추가 실점하지 않아 문동주는 4⅓이닝 4피안타(1홈런) 3볼넷 3탈삼진 4실점(3자책점)으로 데뷔 첫 KS 등판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