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수동의 한 카페가 인스타그램 소개 문구에 "We're sorry we do not accept Chinese guests(죄송합니다. 중국인 손님은 받지 않습니다)"라고 올리며 논란이 일고 있다.
19만 팔로워를 보유한 재한 중국인 인플루언서 henry(李欣阳)는 "2025년에도 여전히 인종차별이 있다"라며 해당 카페를 비판하는 영상을 게시했다. 그는 "韩国咖啡厅居然明目歧视中国人?(한국 커피숍은 중국인을 공개적으로 차별하냐)"는 메시지와 함께 "거짓말 같은 사과는 필요 없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해당 영상에는 "똑같은 차별을 겪었던 한국인이 이제는 타인을 차별하고 있다"라는 등 비판적 반응이 뒤따랐다.
이 내용은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 등에도 퍼지며 대다수의 이용자로부터 "글로벌 관광 망신", "이런 가게가 미국이나 유럽에 있었다면 바로 제재 받았을 것"이라는 등의 지적을 받았다. 소수의 이용자들은 "중국인 손님 때문에 문제가 있었을 수 있다"라는 업체 입장을 옹호하기도 했지만, 부정적 여론이 압도적이었다.
해당 카페 사장은 CBS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중국인 손님들이 오면 카페 분위기를 바뀌어 손님들이 불편해한다"라는 점과 "중국인 범죄가 저(사장)도 두렵다"라는 점을 이유로 '노차이나 존' 도입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주변 상권이 다 같은 분위기로 가고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쪽 상권은 중국인들이 빠지면 타격이 크기 때문에 우리 가게가 처음일 것"이라며 "우리 가게는 중국인들을 타깃으로 하지 않아서 괜찮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언제까지 시행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아직 시행한지 일주일도 안됐는데 이런 사회적 감정이 줄어들 때까지 계속될 예정"이라고 답했다.
최근 X(옛 트위터)에는 'No Chinese Zone 행동지침'이라는 게시물도 등장했다. 가게에 중국인이 있으면 자리를 떠나고, '노 차이니즈 존'을 실천하는 가게를 온라인에 공유하며 지지하자는 내용이다. 이처럼 온라인의 혐오 정서가 오프라인으로 전이되고 있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
숙명여대 법학과 홍성수 교수는 이번 사안을 단순히 한 가게의 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잠재하던 혐중 정서가 정치적 목적과 맞물려 본격적으로 확산됐고, 정치권의 묵인과 동조가 큰 영향을 미쳤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개별 가게의 출입 제한을 허용할 경우, 사회 전체가 차별을 용인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위험한 신호를 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노키즈존이 사회적으로 관용되면서 저연령에서 고연령, 국적, 인종 등으로 차별이 확장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이번 논란은 한국 사회 전반의 차별과 혐오가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가를 묻는 경고"라면서 "커지는 혐오 흐름에 적극적인 정치·사회적 개입과 자정이 필요하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