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 시리즈(KS) 1차전에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초청한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국회 국정감사를 받았다. 국정 농단으로 탄핵을 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비서실장을 지내면서 문화계 블랙 리스트를 작성한 인사라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의원은 2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 감사에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정부 지원 배제를 지시해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면서 "이분을 KS VIP로 공식 초청한 것은 사회적인 인식이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면서 KBO를 지적했다. 이와 함께 KBO의 사과도 요청했다.
KBO는 매년 KS에 전직 총재를 VIP 자격으로 초청하는데 올해 김 전 실장이 1차전이 열린 26일 서울 잠실구장을 찾았다. 정대철 전 총재도 LG-한화의 KS 1차전을 관전했다.
김 전 실장은 지난 1995~1996년까지 KBO 8대 총재로 활동한 바 있다. 박수현 의원은 "(키움 히어로즈) 이장석 전 구단 대표는 횡령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이 확정된 뒤 (KBO로부터) 영구 실격 처분을 받았고, 2022년 플레이오프를 개인 자격으로 관람한 적이 있었다"며 "이때 KBO는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입장을 발표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당시 이장석 전 사장의 개인 자격 관람을 우려했던 KBO가 왜 김기춘 씨에 관해선 우려스러운 인식 없이 이렇게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질타했다. 이와 함께 박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부를 통해 KBO의 공식 사과와 사회적 유책자에 관한 의전 및 초청 금지 지침 제정을 요구했다.
KBO는 또 허구연 총재의 업무 추진비 사용에 대한 개선 요구도 받았다. 조국혁신당 김재원 의원은 "허 총재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서울 서초구 특정 제과점에서 총 548만 원을 결제했고,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2310만 원어치 커피 선불 카드를 법인 카드로 구매했다"면서 "명백한 공금 사적 사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허 총재는 2022년부터 19차례나 해외 출장을 다녀왔는데, 이는 프로농구(5회), 프로배구(1회)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횟수"라면서 "직원 출장비 규정은 엄격하지만, 총재는 일주일 동안 차량 렌트비로만 2000만 원 이상을 쓸 만큼 무제한 적으로 특권을 누렸다"고 짚었다. 김 의원은 또 "KBO는 총재와 임직원의 법인 카드나 출장비 사용을 점검할 감사실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문화체육관광부와 스포츠윤리센터가 업무 점검을 착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박근찬 KBO 사무총장은 "커피 카드는 직원 격려 목적과 명절 선물 명목으로 지급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쿠키 세트는 야구 원로들과 해외 손님 선물용으로 제공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