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범죄조직 자금 세탁 내국인들 검거…진술용 대본 적발

캄보디아 범죄조직에 대포통장 제공한 혐의
"우리도 피해자" 주장했지만 '경찰 진술용 대본' 발견돼

부산 중부경찰서. 김혜민 기자

캄보디아 현지 범죄조직에게 대포통장을 제공해 자금세탁을 도운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부산 중부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사기 방조 등 혐의로 총책 A(40대·남)씨와 알선책 B(30대·남)씨, 대포통장 대여자 10명 등 모두 12명을 검거하고 이들 가운데 8명을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들 일당은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현지 범죄조직에게 수수료를 받고 대포 통장과 코인 계좌 등을 공급해 84명에게 76억 원 상당의 피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캄포디아 태자단지에 거점을 둔 범죄조직이 주식 리딩방과 노쇼 사기 등을 통해 벌어들인 범죄 수익금을 세탁할 수 있도록 대포 통장과 코인 계좌 등을 공급하는 등 범행에 가담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자신들도 범죄 조직에 속은 피해자라고 주장했지만 압수한 휴대전화 1대에서 '경찰 진술용 대본'이 발견되면서 범행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났다.
 
대본에는 "SNS를 통해 해외단체 여행을 갔다", "여행사 직원 말에 속아 여권과 통장을 빼앗기고 폭행당했다"는 등 내용이 담겨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들이 범행에 쓴 계좌에 보관 중인 범죄수익금 4500만 원 상당에 대해 몰수보전 인용을 받아냈다.
 
경찰은 현지 조직과의 연결고리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부산 중부경찰서 관계자는 "총책과 알선책 등 8명을 지난달 구속 송치했고 나머지 4명도 사기 방조 등 혐의로 지난주 불구속 송치했다"며 "상위 조직 등에 대한 수사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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