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주 남구에서 구태의연한 '현수막 경쟁'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정치 쇄신은 커녕 낡은 선거 문화를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남구청장 출마를 준비 중인 황경아 남구의원이 최근 자신의 출판기념회 홍보를 위해 대대적으로 남구 일대에 현수막을 내걸었으나 남구청은 이를 불법으로 판단해 철거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황 의원 측근이 김병내 청장에게 직접 항의 전화를 한 데 이어 황 의원이 현수막 철거 민원을 제기한 주민의 개인 전화번호를 알아내 직접 항의 전화를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앞서 추석 명절 직전 남구 일대에는 "우리 남구는 병이 아닌 용이 필요합니다"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일각에서는 이 문구의 '병'이 김병내 청장을, '용'이 청장 선거에 출마하는 인물을 지칭하는 것이어서 김 청장을 겨냥한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해 경찰에 고발했으나 '무혐의' 처리되기도 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현수막 경쟁'은 도시미관을 해치고 보행자와 운전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 현수막의 상당수가 정책 홍보보다는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비방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정치혐오를 조장한다"면서 "단순한 단속과 철거를 넘어 현수막 문화 전반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