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폴란드 잠수함 수출도 청신호?…날개 단 K방산

연합뉴스

우리나라가 미국과 전격 합의를 통해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할 권리를 확보한 것은 국방력 강화와 전략적 자율성 확대는 물론 K-방산 성장에도 결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승인'한 사실을 확인하며 미국 필리 조선소에서 건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부 내용은 후속협상에서 최종 결정되겠지만 미국은 한미 공동건조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국내·독자 건조와 비교해 장단점은 있지만, 어찌됐든 핵추진잠수함을 개발하는 것 자체가 K방산의 위상을 한 차원 이상 높이는 일이다.
 
핵추진잠수함 보유국은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등 5개 공식 핵보유국과 인도 등 6개 나라뿐이다. 호주와 브라질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외부 구매 방식이다.
 
핵추진잠수함은 비대칭 전략무기로서 군사적 가치가 큰 만큼 건조에는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한국의 재래식 잠수함 건조 능력은 세계 정상급이며, 소형 원자로(SMR) 등 핵추진잠수함의 핵심 기술도 거의 확보한 상태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핵추진잠수함 도입과 관련해 다른 것은 빼고 핵연료 공급만 요청한 것은 기술적 자신감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이번 핵추진잠수함 합의는 해군력이 약화된 미국이 한국의 방산 역량에 도움을 구한 측면이 크다. 비확산체제에 대한 강대국의 카르텔을 일부 허물고 한국을 파트너로 삼은 결과다.  
 
이는 K방산이 단지 가성비가 좋을 뿐 아니라 기술력과 성능 자체가 뛰어나다는 것을 미국이 보증해준 것이나 다름없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KIDA) 대외협력실장은 "오늘(30일) 방한 중인 캐나다 국회의원을 만났는데, 우리 잠수함을 살까 말까 고민하던 나라들에서 한국에 매우 좋은 인식을 갖게 하는 파급효과가 생겼다"고 말했다.
 
마침 캐나다와 폴란드는 각각 60조와 8조원대에 이르는 잠수함 도입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를 놓고 우리나라는 독일과 프랑스 등의 쟁쟁한 강호들과 치열한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K2 흑표전차나 K9 자주포 등 지상무기에선 유럽·서구 시장에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잠수함은 아직 차원이 다른 영역이다.
 
만약 이번 핵추진잠수함 합의가 캐나다·폴란드 잠수함 수주전에 막판 뒷심을 보태준다면, K-방산은 보다 고부가가치인 수중·수상무기로도 뻗어나갈 귀중한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한미 정상회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합의는 미국이 2년 전 호주에 핵추진잠수함을 판매하며 단 한 번의 예외(one-off)라고 한 것을 뒤집는 일이기도 하다.
 
흥미로운 것은 트럼프 집권 이후 바로 이 '오커스(AUKUS) 잠수함 협정'이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기에는 미국이 자국 잠수함 수요도 충족하기 어려워진 사정이 있고, 이는 K방산에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수석연구위원과 피터 워드 연구위원은 지난 6월 보고서에서 "오커스 협정으로 미국은 기존 공격형 핵잠수함 전력을 유지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오커스 협력국으로 참여하는 방안도 고려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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