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왜곡 댓글 못 거르는 네이버…"포털 뉴스 자율규제 한계"

5·18기념재단·민언련 네이버 포털 뉴스 댓글 모니터링
7900여 건의 5·18 왜곡·폄훼 댓글 중 82%가 수동 신고
네이버 뉴스 댓글 감시하는 인공지능 '클린봇' 유명무실
한편, 5·18 왜곡·폄훼 12월과 5월에 집중…불법계엄 이후 급증

5·18기념재단 로고. 5·18기념재단 제공

네이버 포털 뉴스에 달린 5·18민주화운동 왜곡·혐오 댓글 10건 중 1건 가량만 네이버 '클린봇'으로 조치되는 것으로 드러나 네이버 자동 규제 시스템이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5·18기념재단과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지난 2024년 12월부터 올해 9월까지 네이버 포털 뉴스에 달린 댓글을 분석한 결과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과 2차 가해 댓글 총 7934건이 접수됐다고 3일 밝혔다.
 
이 중 82.38%를 차지하는 6536건의 댓글은 누리꾼이 발견 후 신고해 삭제된 경우였다.
 
AI 기술을 활용해 차별·비하적 표현이 포함된 댓글을 자동으로 숨기는 '네이버 클린봇'이 5·18 왜곡 댓글을 감지해 조치한 경우는 8.48%로 673건에 그쳤다.
 
그 외에 왜곡 댓글 작성자가 자진 삭제한 경우가 8.43%(669건), 명예훼손과 모욕 등으로 게시가 중단된 경우가 0.58%(46건), 운영 규정을 미준수해 삭제된 경우는 0.13%(10건)뿐이었다.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숨김 조치했거나 운영 규정을 미준수해 게시 중단된 8.61%의 댓글을 제외하고 나머지 91.39%는 사람이 개입해 5·18 폄훼 발언에 대응한 것으로 분석돼 플랫폼의 자동 규제 기능이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월별로 댓글 수를 분류한 결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계엄이 선포됐던 지난 2024년 12월에 5·18 왜곡 댓글 2612건(32.92%)이 신고돼 가장 많았다.
 
이어 5·18민주화운동 45주기를 맞았던 지난 5월에 1870건(23.56%)의 폄훼 댓글이 접수돼 두 번째로 많았다.

한편 댓글 작성자 5321명 중 상위 20명의 작성자가 전체 왜곡 댓글 수의 4.16%를 차지하고 있다는 통계도 나왔다.

특히 '광주·전남 혐오'와 '가짜유공자 주장' 등 특정 키워드를 반복 게시하는 '프레임별 다작자'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작자 1인 평균 16.5개의 5·18 폄훼 댓글을 달았다.

이를 통해 편향을 가진 반복 활동자가 왜곡 댓글을 달면 다수가 동조하는 방식으로 확대 재생산되는 구조를 보였다.
 
윤목현 5·18기념재단 이사장은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허위조작정보와 혐오표현은 단순한 온라인 댓글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 가치와 피해자 인권을 훼손하는 사회적 문제"라면서 "법적 처벌과 함께 사회적 인식 개선, 시민참여 확대가 병행될 때만이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진실과 민주주의 가치가 온전히 지켜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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